민주당, 김대중 햇볕정책과 결별하나?

유엔결의 적극 동참 선언한 민주당 입장변화에 네티즌들 '후끈'

정도원 | 기사입력 2006/10/19 [19:26]

민주당, 김대중 햇볕정책과 결별하나?

유엔결의 적극 동참 선언한 민주당 입장변화에 네티즌들 '후끈'

정도원 | 입력 : 2006/10/19 [19:26]
정치란 참 묘한 것이다. 어떤 이는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과 같다고 말한바 있다. 한마디로 럭비공 처럼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것이 정치란 뜻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 한나라당이 김대중의 대북햇볕정책과 노무현의 대북포용 정책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김대중-노무현'의 대북 퍼주기 정책이 북핵실험 원인이라고 맹공했다.

그 동안 열린우리당은 김대중 정부의 대북햇볕정책을 기조를 유지 계승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것을 상기할 때 한나라당의 햇볕-포용정책 비판은 결국 민주-열린당을 하나로 묶어 싸잡아 비난하는 것과 같았다. 한나라당이 김대중과 노무현을 묶어 비판하면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동병상련의 처지가 되는 듯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 정당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주장에 발끈하면서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은 근본이 다르다고 힘들게 해명하기에 급급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햇볕정책의 계승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 계승자가 어찌 대북 특검을 실시했겠느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 등 우방들과 협력관계 내지는 공조를 통해 대북 햇볕정책을 펴면서 상당한 효과를 거뒀으나 노 대통령은 미일 등 우방들과 공조 체제를 갖추지 못해 실패했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논리개발에 한나라당이 뒤늦게 합세했다. 민주당 대변인실보다 더 조목조목 김대중 햇볕정책과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다르다고 민주당 논리에 힘을 실어줬다.

한나라당의 전략을 구상한다는 김성조 의원, 강재섭 대표, 한나라당내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도 햇볕과 포용을 구분하는데 동참했다. 물론 이같은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햇볕과 포용 구분의 의도가 다분히 정치적이라는 것에는 사족이 불필요하다. 햇볕과 포용을 구분하고자 하는 민주당과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라는 호남지역 유권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묘한 것은 민주당의 입장 변화다. 민주당은 19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고 북핵과 관련된 입장을 정리했다. 한국이 유엔회원국으로서 유엔결의안에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요지다.
즉 강력한 대북제제를 결정한 유엔의 조치에 한국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한국이 미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 강경책에 동참하라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간담회 결정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각과 크게 엇박자를 낸 것이다.
 
무엇이 민주당 의원들로 하여금 지금껏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던 김대중 햇볕정책과 일정 거리두기를 하게 했는지는 그 배경까지는 자세히 알 수가 없지만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의 담론장인 ‘남프라이즈’가 뜨겁다.
민주당의 햇볕정책 거리두기를 비난하는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의 민주당 지도부 성토장이 되고 있다. 간혹 민주당의 '반햇볕' 선택이 늦은 감은 있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노선을 잘 잡았다고 두둔하기도 하지만 이름 있는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의 분노의 글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들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똑같은 대북정책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하면서 이같은 입장 변화가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과의 대선공조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성급하게 전망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로 인해 ‘햇볕과 포용은 다르다’고 주장하는 민주당 편들기에 뒤늦게 가세했던 한나라당이 약간은 헷갈린 것 같은 묘한 상황이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이 대한민국은 유엔회원국이기 때문에 유엔 결의를 충실하게 따라야 한다는 것과 미국과 엇박자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입장을 정리한 것이 햇볕정책과 결별로 이해해야 하는 것인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민주당의 발표문에는 햇볕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러나 그 내용에는 햇볕과 포용을 싸잡아 비난하는 세력들이 주장하는 것과 똑같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주장과는 크게 다른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의 햇볕포기, 또는 ‘민주당과 김대중의 엇박자’로 받아 드려지기에는 충분하다.
 
민주당의 갑작스런 입장 변화가 북한의 2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정보를 근거로 국민 정서를 감안한 차선의 고육지책인지 아니면 햇볕정책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고집하는 열린우리당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인지, 한나라당과 내년 대선공조를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고도의 변신인지 매우 궁금하다.
특히 햇볕정책 지키기에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논리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어떤 입장인지 햇볕정책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이 기다려진다.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햇볕적자'를 놓고 논쟁을 벌이다가 갑자가 햇볕을 포기한다면 이제 햇볕계승자는 열린당 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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