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철," 당을 위해 마지막 봉사기회 마련"

<데일리안 인터뷰> "열린당 이미지 벗어나야 민주당이 산다"

뉴민주닷컴 | 기사입력 2008/07/04 [09:53]

정대철," 당을 위해 마지막 봉사기회 마련"

<데일리안 인터뷰> "열린당 이미지 벗어나야 민주당이 산다"

뉴민주닷컴 | 입력 : 2008/07/04 [09:53]
◇ 통합민주당 당권 경쟁에 나선 정대철 후보가 2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추미애 후보와의 후보단일화와 관련, "전대장까지 가서 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현장 단일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 데일리안 박항구

통합민주당의 새로운 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7·6 전당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세론’을 내세운 정세균 후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대표 경선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정세균 후보를 맹추격하고 있는 정대철 추미애 후보가 2일 전격적으로 후보단일화 논의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당 안팎에선 정-추 후보의 단일화가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 캠프의 선대위원장 등이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후보단일화를 위한 ‘3+3’ 회동에 들어간 시각, 정대철 후보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와 관련, “추 후보와 나는 열린우리당 냄새를 뽑고 (열린우리당계와 민주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공통의 지향점과 목표가 꽤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단일화 하자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단일화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도 “단일화라는 것이 서로 양보하라는 것인데, 엊그제부터 내가 여론조사에서 뜨고 있어 저쪽(추미애)보고 양보하라고 하니 가능하겠느냐”며 “우리 캠프 내에서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서 (협상을) 해보라고 했다”고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어 추 후보로 단일화 됐을 경우 자기 지지층의 추 후보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거기까지 걱정하면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면서 “단일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 노력은 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의 이 같은 소극적 자세는 단일화 뿐 아니라 개별 경선 가능성을 열어둬 지지세 확대를 꾀하는 한편 추 후보측과의 단일화 협상에 있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후보는 특히 단일화 시점과 방식에 대해선 “어쨌든 단일화 한다는 기본을 갖고 전당대회 마지막까지 임해 결선투표로 끝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전대장까지 가서 그래야 서로 열심히 해서 표를 많이 얻을 수 있다”고 말해 전당대회 이전 단일화해야 한다는 ‘사전 단일화’ 보단 1차 투표 후 다득표자로 단일화하는 ‘현장단일화’ 방식에 무게를 뒀다.

◇ 통합민주당 정대철 후보 ⓒ 데일리안 박항구
그는 정세균 후보측이 후보단일화에 대해 ‘현실성 없다’고 평가절하한 것과 관련, “모르겠다. 내가 대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정 후보는 남은 기간 경선 전략에 대해선 “서울·경기·인천의 대의원이 많은데다 전대가 얼마 남지 않아 시간적으로도 멀리 가지 못하니 나는 서울·경기·인천의 대의원들을 집중적으로 만나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대표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소감은 어떤지. 승리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나.

정대철, 정치인생 30년을 결산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경선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추미애 후보를 확실하게 앞서고 있다. 정세균 후보가 대의원 지지에서 약간 앞서고 있지만, 대세론을 굳히지 못하고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정대철의 막판 역전승리를 확신한다.

- 대의원 대회가 마감됐는데, 대의원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처음엔 "웬 ‘올드보이’가 당대표 후보로 나섰나"라는 약간의 냉소가 없지 않았으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을 당선시켜 놓고 무소유와 중용의 정신으로 10년을 살아왔다는 점과 노무현 후보 시절 지지율 하락으로 흔들릴 때 후보단일화협의회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노무현 후보를 지켜냈다는 점이 대의원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특히, 5선을 지낸 당의 맏형으로서 민주당의 혼을 살리겠다는 정대철의 의지에 민주계 소속 대의원 뿐만 아니라, 열린계 소속 대의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 당 대표 경선에 3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대철 후보만의 강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첫째, 30년 정치경륜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이고 통합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의 처칠경이 66세에 수상에 올라 강력한 국민통합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올해 만 62세인 정대철의 계파간 조정능력이 현재의 통합민주당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는 당대표로 대의원은 물론, 당내외 관계자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둘째, 위기에 처한 한국 정치상황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상대로 투쟁일변도의 야당이 아닌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 타협과 견제로 야당을 이끌 능력에서 정대철보다 나은 인물이 누가 있느냐.

셋째,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당으로서 정체성과 당의 노선을 지켜내면서 하락한 민주당의 지지율 회복을 위해서 호남이 아닌 중부권 출신인 정대철이 가장 명분에서 앞서고 있다. 실제로 서울, 경기, 인천, 충청도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또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3통합, 4민생, 5비전을 제시했다. 그 외 공평무사한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당내민주화 실현, 공직자 후보선출에서 하향식일변도 탈피, 끈끈한 동지애 제고로 훈훈한 민주당 건설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 통합민주당 정대철 후보 ⓒ 데일리안 박항구
3통합은 우선, 당대표가 되면 민주계니 열린계니 하는 계파를 인정하지 않겠다. 오직 원칙과 신뢰에서 인재를 발탁하고 당무를 관장하겠다. 그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민주당이 원하는 화학적 통합을 이룰 수 있다. 이러한 당의 단합된 힘을 바탕으로 지역통합에 나서겠다. 영호남이 단결하면 대한민국은 막강해진다. 마지막으로 계층간 화합을 위해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서 실천에 옮기면 국민통합의 길로 가게 된다.

4민생으론 먼저 ´서민생활개선 100일 위원회´를 당과 국회에 설치해 부양가족이 있으면서 실업상태인 장년 실업자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필요하다면 특별법도 제정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그리고 신복지제도 마련, 기부사회 정착을 위한 명예국민제도 실시, 소기업 투자조합 설립, 교육에 의한 신분상승의 토대를 구축하겠다.

5비전은 100만명의 ´아시아 개척단´을 양성해 대한민국을 ‘21세기 범아시아 상인국가’로 발돋움시키고, 한반도평화경제공동체의 조기실현을 위해 당내에 ‘남북화해협력추진위원회’, 국회내에 ‘남북화해협력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 지방에 권한과 예산을 이양해 명실상부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고, 문화강국의 기반을 조성하며, 초인류건강사회 구축하겠다.

민주당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은 서민과 중산층을 살리기 위한 노선과 정체성으로 이에 합당한 대안정책을 제시함으로써 국민들의 지지를 획득하는 것이다.

- 정세균 후보의 대세론에 정 후보와 추미애 후보가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인 것 같은데, 동의하는지.

전혀, 그렇지 않다. 초반에 정세균 후보가 다수의 지역위원장 지지를 바탕으로 앞서갔지만, 대세론을 굳히지 못하고 국민여론 14%까지 떨어졌다. 현명한 대의원들이 인기없고 안정만 추구하는 정세균후보를 결코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추미애 후보는 국민지지는 높은데 당내에 조직이 없다. 대의원 표심에서 나보다 많이 떨어진다. 결국 정세균 후보와의 대결에서 정대철이 역전을 하고 있다.

- 추미애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를 일정비율 반영하자는 주장을 내놨는데.

나도 처음엔 그 방안을 지지하였는데, 경선 도중에 룰을 바꾸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추 후보의 주장은 당조직과 대의원들의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지 않겠느냐.

- 추미애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만일 단일화를 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추미애 후보와 나는 공통지향점이 많다. 열린우리당의 냄새를 뽑아야 하고, (계파간) 통합해야 한다는 등에 있어서 공통 지향점과 목표가 꽤 있다. 그래서 단일화하자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단일화 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

그런데 단일화는 서로 양보하라는 것이다. 엊그제부터 내가 여론조사에서 떠서 거꾸로 저쪽(추미애)보고 양보하라고 하니 가능하겠느냐. 우리쪽에서 이낙연, 강창일 의원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해서 "그럼 (협상)해봐라"라고 했다. 어떻든지 끝까지 단일화를 한다는 기본을 갖고 전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결선 투표로 끝을 내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전대장까지 가서 (단일화해야) 서로 열심히 해서 표를 많이 얻는다.

◇ 정대철 후보는 이날 인터뷰에서 "정대철의 역전승리를 확신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 데일리안 박항구

- 일각에선 정대철 후보의 지지층은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추미애 후보로 옮겨가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있는데.

거기까지 걱정하면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지 않겠느냐. 그런데 그렇게 걱정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전대장까지 단일화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적지 않으니 노력은 해 볼 것이다.

- 단일화의 조건은 무엇인지. ‘탈 열린우리당 노선’ 등이 되는지.

맞다. 이제 실패한 과거는 잊어야 한다. 참여정부가 좌측깜박이를 켜 놓고 우측으로 가는 편법을 많이 자행했다. 또한, 국민들에게 동의를 묻는 절차도 부족했다. 이제, 이념과 같은 정체성보단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실효성있는 대책과 그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들으면서 상호 동의를 구하는 쌍방향 정당을 지향할 것이다.

- 정세균 후보측에선 "단일화는 현실성 없다"는 등 평가절하 하고 있는데.

모르겠다. 내가 대답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 민주당이 이번에 창당에 준하는 전당대회를 치른다고 공언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대 준비과정 속에서 계파간의 갈등이 그대로 드러났는데, 전대 치른 후 계파간 갈등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그것은 새로 선출되는 당대표의 능력에 달려있다. 당 대표가 사심이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대권정치’의 폐해가 매우 큰 나라다. 대권주자에 줄서고 그 측근들이 당무를 좌지우지하면 당내 갈등은 곧바로 재현된다.

사심없는 당대표가 ‘중용’의 정신으로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당무에 임하면 화학적 통합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그러한 면에서 정대철의 리더십이 민주당에게 필요한 때다.

◇ 통합민주당 정대철 후보 ⓒ 데일리안 박항구
- 국회가 아직 정상화 되지 못하고 있다. 후보께선 즉각적인 등원을 계속 주장해 왔는데, 그 생각엔 변함이 없는지. 민주당은 계속 시기상조론을 얘기하고 있는데.

나는 즉각 등원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즉각 등원을 촉구하는 성명서도 6월 30일에 발표했다. 국회가 열리지 못하는 것은 책임정치를 외면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등원해서 원내외투쟁을 병행하는 것이 민주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물론,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문제 등에서 다수당인 한나라당의 처신이 매우 중요하다.

- 민주당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국민들 눈치만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

촛불집회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신부님과 수녀님 참여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나라 시민운동은 견고한 뿌리를 갖고 있다. 정치권과 분명하게 분리돼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엔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정치인들은 빨리 등원해서 대의정치를 회복해야 한다. 제18대 국회에서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 정치권 일각에선 개헌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이제, 우리나라 권력구조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될 시점이 됐다. 우리나라는 통(統)과 치(治)를 분담한 조선시대 역사가 있다. 권력이 대통령 1인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현재의 대통령제로 선진 정치의식을 지닌 우리 국민들의 다양한 정치욕구를 해결하기엔 벅차다. 국민과 치열한 논쟁을 통해서 바람직한 권력구조를 꼭 찾아야 한다.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어떤식으로든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18대 국회가 해야 될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평가한다면.

현재의 상황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역시 국정운영은 쉽지가 않다. 최우선적으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언론과의 허니문은 후보시절에 끝났다고 봐야 한다.

또한 국정철학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이 대통령이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제정책 대다수 즉, 감세, 규제완화, 공기업민영화, 등 신자유주의에 근거하고 있는데 상당히 우려스러운 점이다. 경제살리기는 적극적인 국민들의 지지가 있어야 추진동력을 얻는 것이다. 이 대통령이 비록 보수계층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이 됐지만, 대통령이 돼선 전체 국민을 상대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

◇ 통합민주당 정대철 후보 ⓒ 데일리안 박항구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당선됐지만, 전체 국민의 30%에 불과하다. 특정 소수를 위한 인사와 경제정책을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으로 바꾸는 중도를 실천해 옮길 때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촛불집회 참여한 것은 이 대통령에게 중도(中道)에 근거한 국정을 펼치라는 엄중한 경고다.

따라서, 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창와대 참모진이 중도 성향의 실력있는 인사로 바뀌어야 한다. 대통령제 폐해를 다시 언급하는데, 쇠고기 협상과정에서 농림수산식품부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은 외교통상부가 주도했고, 실무담당자들은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래서야 장관들이 책임있는 정치를 할 수 있겠느냐. 노무현 대통령이 총리에게 일정 부분 권한이양을 한 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이 대통령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도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경제와 통치분야만 책임지고 나머지는 총리에게 과감하게 권한이양을 주어야 할 것이다.

- 전대가 며칠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할 것인지.

서울·경기·인천이 대의원도 많고 시간적으로도 멀리 가지 못하니 다른 지역은 자원봉사자들이 가서 하고, 나는 서울·경기·인천의 대의원들을 만나볼 생각이다.   <인터뷰 = 데일리안 / 김 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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