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체제, 한화갑과 동색 사당?

박상천호 민주적 원칙과 당내외 화합에 입각 당 이끌어야

김환태 | 기사입력 2007/04/10 [10:09]

박상천 체제, 한화갑과 동색 사당?

박상천호 민주적 원칙과 당내외 화합에 입각 당 이끌어야

김환태 | 입력 : 2007/04/10 [10:09]
민주당 박상천 체제 출범

  4.3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 당지도부가 한화갑-장상 체제에서 박상천호로 바뀌었다. 박상천 신임 당 대표에 대해 서는 일부에서 70대의 고령을 들어 정계개편과 대선정국을 헤쳐나갈 사령탑으로서는 부적절한 구시대 인물이라는 비판이 있었던게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상천 신임대표가 대의원과 당원,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아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박 대표의 조직력과 자금력, 치밀한 선거전략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인은 무엇보다도 한화갑 전 대표의 전횡과 독선이었다.

  대다수 당원과 지지자들은 한화갑 개인 사당으로 전락한 50년 전통의 민주당을 사당화 청산과 당혁신을 통해 정통 민주당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되살린 제도권 민주적 공당으로 당을 환원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당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열망을 표로 나타낸 것이다.

  비록 박상천 대표 체제가 최선은 아니지만 전직 대표로서 조직력에 바탕한 대의원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당선권에 가장 근접하다는 점을 고려, 당권교체 차원에서 차선책으로 박상천 대표를 전략적으로 지원하여 당선시킨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은 박상천 체제가 한화갑 사당화의 잔재를 씻어내고 당을 민주적으로 혁신시킴과 함께 문호를 대폭 개방하여 능력과 자질을 갖춘 참신한 인재들을 수혈하는 등 외연확대와 화합과 단결을 통해 수권능력을 갖춘 전국정당으로 재도약시켜 주길 바라는게 한결같은 여론이다.

  이러한 당내외의 여론과 관심에 대해 그동안 당 대표 경선과정과 경선승리 후 당선소감에서 박 대표 스스로 당 혁신과 화합을 누누히 강조한데서 짐작할 수 있듯이 누구보다도 박상천 대표 자신이 이러한 기대와 희망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는점 의심의 여지가 없다.

박상천 체제나 한화갑 체제나 오십보 백보?

  그러나 박상천 대표가 자신이 당선소감에서 천명한바와 같이 당내외 여론을 받들어 민주적 원칙에 바탕한 화합과 통합을 바탕으로 당을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 솔직히 의문이 간다. 이러한 우려는 박상천 대표 취임이후 처음 주관한 중앙위원회 회의결과가 기대에 못미친데 기인한다.

 박상천 대표 주재하에 민주당은 4월6일 오전 11시 중앙위원회와 대표단 회의를 연달아 열어 김홍업 전 아태재단 부이사장 무안, 신안 재보선 공천을 재의결하고 사무총장을 보좌할 사무부총장 직제를 신설토록 당헌을 개정하였다. 그리고 부대표를 비롯한 주요당직 임명을 통해 당 지도부를 새로 구성하였다. 이어 4월 9일 오후에도'대표단,국회의원 간담회'와 대표단회의를 통해 조속한 통합신당 추진을 결의하고 채일병 대표 비서실장을 비롯한 사무부총장, 조직위원장, 사무부총장, 법률구조단장 등 추가당직 인선을 마무리 하였다.

 4월 6일 새로 임명된 부대표는 당연직인 김효석 원내부대표외에 신낙균 전 수석부대표와 최인기 의원, 이낙연 의원, 고재득 서울시당위원장 등 4명이고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정균환 전 의원은 선출직 및 사무직을 제외한 당직자 총사퇴에 따라 부대표직을 상실하였다. 물러난 배기운 사무총장 후임으로는 김성순 전 의원이 임명되었다. 이상열, 유종필 대변인은 유임되었다. 상근직 부대변인도 대부분 유임되면서 대변인단은 기존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이날 부대표와 사무총장 등 주요당직과 4월9일 추가당직  인선이 마무리 되면서 민주당이 정계개편 과정에서 해체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경우 차기 전당대회까지 민주당을 이끌고 갈 박상천 대표체제가 공식 출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 구성된 박상천 대표체제에 대해 당내외의 시선이 곱지 않다.

  화합과 통합을 통한 당력강화로 민주당을 전국정당으로 재도약시키겠다는 구호를 내세워 당권교체에 성공한 박상천 대표인 만큼 그러한 경선 공약이 당 지도부 구성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 당내외 여론과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추가 임명된 하위직 당직이 박상천 대표 측근 중심으로 배치된것도 그렇지만 특히 대표단회의 주요 구성원인 부대표 인선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당연직인 김효석 원내대표와 처음부터 경선과정에서 박상천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최인기 의원의 부대표 임명은 이해가 가지만 한화갑 사당화에 일조한 신낙균 전수석 부대표, 그리고 장상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이낙연 의원과 선출된지 얼마 안된 고재득 서울시당위원장을 부대표에 합류시킨 반면 기라성같은 원외인사들은 철저하게 당지도부 구성에서 배제하였기 때문이다.

민주적 원칙과 당내외화합에 바탕 민주당 이끌어야

  이처럼 부적절한 당직인선 때문에 당내외 일부는 물론 대표경선 과정에서 당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단일화를 주장했던 당원과 지지자들 마저 이번에 새로 구성된 박상천 대표체제를 두고 초록은 동색이요, 그밥에 그나물이라는 혹평을 서슴지 않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한화갑 전 대표나 박상천 신임대표가 다를게 뭐있느냐며 두사람 모두 당권에 중독된 정치꾼에 불과하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박상천 대표가 화합과 단결을 통한 통합에 대한 진정성이 있었다면 원외 비주류 인사들 1~2명은 부대표에 포함시키는게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원외인사들은 철저히 배제하고 한화갑 체제에 몸을 실었던 인사와 현역의원, 그리고 경선과정에서 발빠르게 정치적 행보를 한 기회주의적 추종형 인사 중심으로 당지도부를 구성한 것은 또 다른 박상천 사당화의 전조가 아니냐고 개탄한다.

  박상천 대표가 추구한 화합이라는게 실질적인 당권장악 차원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한화갑 전 대표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당내화합이 본질이고 당권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원외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당외화합은 외면한 반쪽식 절름발이 당내화합으로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이끌겠다고 생각했다면 이보다 더한 황당망칙한 오산도 없을 것이다.

  물론 인사라는게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것인데다 박상천 대표가 이미 대표를 지낸 바 있는 경륜을 갖춘 정치지도자인 만큼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현역의원들을 묶어 민주당을 효율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 당지도부 구성에 반영되었을 것이라는점, 그리고 이제 갓 출범한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당지도부 구성을 트집잡아 경솔하게 비판을 가하는 것은 새로운 분란을 조성하여 산통을 깨는 우를 범할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민주당이 일사분란하게 그러면서도 민주 화합적으로 사당화의 잔재를 씻어내고 당을 혁신시키기 위해서는 첫단추를 제대로 꿰어야 한다는 충정때문이다.

  만약 박상천 체제가 첫단추를 잘못꿰고 달린다면 수권정당 재도약이라는 고지를 점령하기는 커녕 십리 아니 서너발 자욱도 못가 다리 등신이 되어 주저앉아 버릴것은 자명하다. 박상천 대표는 왜 한화갑체제가 당원과 지지자들의 신뢰를 잃었는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함은 물론"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 어른들의 말씀을 심장 깊숙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떡잎이나 다름없는 당지도부 구성이 야합적 당내화합 떡잎만 달려있고 원외화합 떡잎은 사정없이 떼어내 버리는 절름발이 형태라면 50년 전통의 민주당은 다시 피어보기도 전에 고사하거나 정계개편 과정에서 뜯겨져 나갈 것이다.

  박상천 대표는 스스로 초심을 왜곡하지 말고 당내외 여론을 적극 수용, 민주적 원칙과 화합과 단결이라는 초심에 바탕하여 당을 운영, 민주당을 명실상부한 집권세력으로 재도약시킴으로써 신익희, 조병옥, 김대중 전 총재에 이어 민주당사와 한국정치사에 큰획을 긋는 정치지도자로 남도록 애당심에 입각, 민주당을 이끌어 주길 충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다.

 김환태/뉴민주닷컴 대표
 
[중도개혁 통합의 힘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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