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발언, 거짓말인가 변절인가

'先자강 後통합' 주장서 '열린당 탈당파와 신당창당'으로 돌변

정인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7/04/12 [12:18]

박상천 발언, 거짓말인가 변절인가

'先자강 後통합' 주장서 '열린당 탈당파와 신당창당'으로 돌변

정인대 칼럼니스트 | 입력 : 2007/04/12 [12:18]
 
▲ 11일 개최된 민주당 중도통합추진위원회 회의 
지난 4월 3일 민주당 제5차 전국대의원대회가 전국에서 상경한 6천여명의 대의원들 참여속에 개최되었다. 그리고 박상천 후보를 민주당의 새로운 대표로 선출했다. 2백여표의 차이를 보이면서 장상 전 대표를 간신히 이긴 박상천 대표의 승리 배경은 무엇인가 다시 그 의미를 짚어본다.

대다수 민주당 지지자와 당원들 그리고 전당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장상 전 대표와 박상천 대표가 추구하는 목적을 잘 알고 있었다. 장상 전 대표는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와 정계개편에 동참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것도 당내 힘있는 현역의원들을 앞장세우면서 한편으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합론과 범여권 대선 후보 단일화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강조하였다.

그러나 박상천 대표는 3월 23일 민주당 당 대표 후보 등록이후 선거기간 내내 민주당의 독자생존론을 주장하였다. 또한 당대당 통합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장상 전 대표의 조직적 대항을 극복하고 민주당의 대표로 선출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일부 당원들은 민주당의 혁명이라고 부르면서 전폭적인 당선 축하를 안겼다. 그러나 당 대표 취임이후 발표된 부대표 인선에서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장상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행세했던 김효석, 이낙연과 같은 현역 의원들이 부대표에 임명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서 민주당내 각종 회의에 박상천 대표가 강조하고 주장했던 독자생존론은 사라지게 되었고 통합 신당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통용되기 시작했다. 회의때마다 달라지는 박상천 대표의 발언에서 민주당이 통합이라는 급물살에 휩쓸리고 있음을 차츰 알 수 있게 되었다.

지난 10일 열린 민주당 대표단회의에서 박상천 대표는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협의회’(통합추진협)를 만들어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추진협의 대상자는 중도개혁통합신당모임(통합신당모임), 국민중심당 및 추가로 탈당하는 열린우리당 의원 등이라 하였다. 그리고 11일 가진 대표단 회의에서 박 대표는 "민주당이 중도개혁주의 정당 출범을 위한 통합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5월 초 창당을 위해 민주당 5명, 통합신당모임과 국민중심당 5명 등 10명으로 구성되는 '중도개혁주의 통합정당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창당추진을 위한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중도개혁주의 통합신당은 지역적 기반과 정통성이 있는 민주당이 중심이 돼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제 필자의 입장에서는 박대표의 발언을 100% 신뢰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된다.

박대표는 “중도개혁세력을 통합하지 않으면 효과적으로 대선을 치를 수 없고 내년 총선에서 양대 정당으로 도약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통합 작업에 사실상 착수했다”고 통합신당에 대한 급선회 변경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박대표의 말대로 중도개혁세력의 통합이 민주당의 입장에서 현명한 판단인지 차치하더라도 불과 1주일전 전당대회에서 말한 내용을 180도 뒤집는 당 대표의 발언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하겠다.

이는 제5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박상천 후보를 대표로 선출한 2천여명의 대의원들과 당의 독자 생존을 함께 주장했던, 장상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 지지 대의원 1천여명의 뜻을 거스르는 안하무인의 결정이라 하겠다. 실제로 박 대표는 선거기간동안 당 대표가 되면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겠다는 거짓말도 했다. 지켜지지 않는 약속을 마구 남발했으니 거짓말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민주당의 생존을 결정하는 당의 해체와 통합이라는 중요한 결정에 대해 전당대회를 통해 대의원의 의지를 확인한 이후에도 일부 현역의원들과의 야합과 흥정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한화갑 전 대표가 저질렀던 전횡과 대동소이하다고 할 것이다. 차라리 장상 전 대표가 솔직한 부분이 있다고 평할 수 있다. 당 대표에 취임하여 자신의 말을 식언하는 지도자의 경우 그 조직의 장래는 암울하다고 하겠다.

“민주당만으로 대권을 잡을 수 없다”라고 말하는 박 대표의 변명을 들으면서 민주당의 현실이 바람앞에 흔들리는 촛불과 같음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민주당 선 자강을 하라고 선출된 당 대표가 마치 구세주를 만난것처럼 통합을 들고나오면서 주장하는 해괴한 논리에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 대의원들은 또다시 배신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꼴이 되었다. 민주당의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인간들은 어째서 하나같이 이모양인가 한심할 지경이다.
 

[중도개혁 통합의 힘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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