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는 범여권의 통합 작업

통합의 분쟁, 한심한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따름

정인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7/04/17 [14:07]

갈팡질팡하는 범여권의 통합 작업

통합의 분쟁, 한심한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따름

정인대 칼럼니스트 | 입력 : 2007/04/17 [14:07]
 
▲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범여권 대통합 갈팡질팡

한나라당 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반한나라당, 비한나라당 정치세력을 우리는 범여권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범여권이 주도하는 통합작업이 순조롭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구조적으로 우리나라의 정치 풍토는 인물중심으로 조성되어 왔다. 그리고 그 인물에 의해 이념이 결정되고 정책이 채택되어 왔던 것이다.

한국의 근대 정치사를 살펴보면 5.16 쿠데타로 기인한 군사독재와 유신정치를 제외하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이라는 걸출한 3김씨가 한국 정계를 쥐락펴락 해 왔던 것은 사실이다. 이들 3사람의 지역구도 역시 영남, 호남, 충청으로 적절히 분할하고 있음에 그들의 카리스마와 지역적 안배가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면서 오늘날까지 정치적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에 탄생한 노무현 대통령은 그야말로 운이 좋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YS와 DJ처럼 군사독재에 항거하는 민주화 투쟁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례이며 향후 치뤄지는 대통령 선거에 연구사례로서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인물중심의 한국 정치사에서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당선된 사례는 정치사에 끼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최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 추진모임 회원들은 범여권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통합 작업에 대해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소통합이라는 발언으로 이들이 추진하는 통합의 과정을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열린우리당과의 당대당 통합은 거부한다는 발언을 공식적으로 언급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주도하는 통합의 작업에 열린우리당내에 있는 민주개혁세력, 민주화 운동을 했던 세력을 배제하고 어떻게 대통합을 하겠는가 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그리고 “후보중심의 제3지대 통합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후보중심의 신당 창당과 '오픈프라이머리'를 투 트랙으로 동시에 준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중심의 통합은 선 창당을 주장하는 내용이고, 열린우리당 정 의장의 통합은 후보중심의 제3지대론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은 한국의 정치판에서 통용되는 인물 중심의 공식이 제대로 적용되고 있지 않음에 기인하는 것이다. 일찌기 한나라당은 이명박과 박근혜 라는 양대 후보에 의해 당내 경선 분위기가 과열되고 있으며 줄서기라는 오명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범여권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걸출한 인물이나 후보의 선정 혹은 영입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통합의 결집력은 물론 정치권의 구심점 잡기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이다. 범여권에서 대선 후보로 옹립하기위해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인물은 단연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라 하겠다. 그리고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하여 독자행보를 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도 대상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 거론되는 인사로는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과 박원순 변호사 정도이다. 문제는 정 전 총장이 아직도 정계에 입문하고 있지 않으면서 뜸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계와 학계를 넘나들면서 어찌보면 정치적 언행같기도 한 행태를 띄고 있는 정 전 총장의 모습에 범여권이 몸살을 앓고 있음은 현실적인 인물난을 보여주는 보편적 사례라 하겠다.

정운찬 전 총장의 행보는 답답하다고 볼 수 있다. 정치를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안하겠다는 것도 아닌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정치권이라는 링밖에서 몸풀기 작업에만 전념하면서 링에 오를 날짜를 고르는 모습이다. 다시말하면 정치인으로 몸만들기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언제 몸이 다 만들어 질 지는 모르겠으나, 처음 데뷰하는 시합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의욕이 눈치보기로 변질되고 있다.

그래도 범여권에서는 정 전 총장만한 선수가 없다고 판단하기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반면 손학규 전 지사 역시 범여권에서 영입의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인사이다. 그동안 그의 정치적 이념이나 성격으로 봤을 때는 그는 분명 범여권의 성향이었다. 당내에는 정동영과 김근태 전 의장들이 버티고 있다. 그리고 민생정치모임을 주도하며 단식중인 천정배 의원도 대상이라 하겠다.

범여권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계개편의 일환으로 일부에서 통합을 진행하고 있으나 그 결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측된다. 명분없는 통합의 시도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통합이라는 정당의 중요 행사에 있어서 뚜렷한 이슈가 없는 것이 문제이다. 나아가 국민에 대한 통합의 설득력이 배제되어 있다. 무엇을 위한 통합인지 알맹이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은 정치권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시도하여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얄팍한 정치행위로 비쳐질 뿐이다. 그래서 통합은 실패하게 된다. 호남출신 인사들의 다급한 정치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사기행각으로 통합이 남용되어서는 안된다. 창당이 먼저냐 인물이 먼저냐를 따지고 있는 정치권 통합의 분쟁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한심한 작태로 비쳐질 따름이다. 밥그릇 싸움이기 때문이다.

[중도개혁 통합의 힘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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