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박상천 배제론' 민주당 고립?

정세균 이어, 김한길까지 반기들고 나서

박지영 | 기사입력 2007/05/16 [13:46]

범여권 '박상천 배제론' 민주당 고립?

정세균 이어, 김한길까지 반기들고 나서

박지영 | 입력 : 2007/05/16 [13:46]

대선을 앞두고 ‘범여권 대통합’이 점차 멀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근태, 정동영 전 의장, 천정배 전 장관 등은 통합과정에서 배제한다는 이른바 ‘박상천 살생부’가 대두된 후, 범여권 내에서 ‘박상천 배제론’이 점차 거세지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당 대표가 통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분당이후 처음으로 회동해 큰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두 당은 막말설전까지 오가면서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14일 열린우리당 최재성 대변인은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박 대표의 ‘지분정치’ 때문”이라며 “통합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대변인은 “김대중이라는 출중한 정치 지도자가 빠진 민주당, 역량 있는 정치인은 지난 번 분당 사태 때 모조리 민주당을 빠져 나오고, 그나마 현재 남아 있는 양심 있고, 합리적인 정치인들이 ‘박상천 체제’ 아래서 목소리를 못 내고 있다”면서 민주당 내 박 대표와 현역의원 간의 갈등을 시사했다.


 
16일 오전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박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정세균 의장은 “분열적 소통합은 국민들에게 엄중한 비판받고 대선승리에서 멀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묵과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세 불리기는 역풍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살생부에 나온 사람 중 자존심 버리고 갈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심스럽다”며 “아직도 민주당의 합리적으로 통합을 원하는 분들이 많다. 박 대표가 한 말이 민주당의 최종 결론으로도 생각 않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 등 민주당 중심의 통합을 주장하는 세력들을 배제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들린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지난 번 대표회동 때 배석한 당직자들에게 들으니 박 대표의 ‘대북정책’이 열린우리당과 확고하게 다르다는 말을 했다”면서 “지금 정부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계승해 남북 교류 확대해 왔는데, 지난 10년 동안의 정책기조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대하는 정책을 가진 것이 아닌가”라며 이념의 잣대를 세웠다. 그는 “색깔로만 보면 한나라당과 하는 게 맞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대선은 한나라당에게 반납하고, 총선에서만 전라도를 지켜 민주당의 아성을 만들겠다, 그래서 민주당의 기득권 지키겠다는 점을 전라도 민심들도 알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박 대표)말대로 당을 만들면, ‘호남한나라당’이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살생부 당사자로 지목된 김근태, 정동영 두 전직 당의장도 나란히 박 대표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던졌다. 한편 '범여권 대통합'은 질서 없는 주도권 싸움으로 빠져들고 있다.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이 통합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한 향후 통합 과정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소통합'도 물 건너가나, 김한길 “자기세력 세 불리기만 집착”

 

한편 민주당 내에서도 박 대표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통합에 대해 박 대표는 사수파에게 둘러싸여 있다”며 “그가 추진하는 통합에는 진정성을 읽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홍업 의원이 열린우리당 정대철 상임고문과 만나는 등 전방위로 통합작업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현재 민주당이 원하는 구도는 ‘대통합’보다는 ‘소통합’을 추진해 '중도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 여기에는 ‘김한길 대표가 주도하는 통합신당+이강래 의원 등 제3지대 통합파+열린우리당 내 탈당대기자+민생정치모임 일부' 등이 포함된다. 민주당은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협의회(중추협)'를 구성한 다음, 6월 중으로 신당을 출범시키는 방안을 그리고 있다.

 

한편 협상 '카운터파트너'인 중도통합신당까지 반기를 들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김한길 대표는 16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현미경을 들이대고 흠결을 따져서는 대통합을 이뤄낼 수 없다”면서 박 대표를 정면공격했다. 그는 “기득권과 주도권에 집착하거나, 정파 간 이해타산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기세력을 기반으로 세 불리기에 집착한다면, 국민들에 실망을 줄 뿐”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중심 통합만을 거듭 주장한다면, 협상을 결렬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광주지역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등 4대 종단과 원로 그룹이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열린 우리당 정세균 의장, 중도개혁 통합신당 대표를 맡고 있는 김한길 의원에게 오는 17일 광주 망월동 등에서 회동할 것을 제안했으나, 박 대표가 거부의사를 밝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영 기자 /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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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07/05/23 [15:01] 수정 | 삭제
  • 묻지마식 잡탕식 통합으로는 한나라당에게 완패할 것이다. 열우당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을 분당한 후 잡탕 정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책과 이념, 그리고 정체성을 공유한 사람들이 함께 가야한다. 열우당은 이미 국민들이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제 시간이 별로없다.좌우극단을 제외한 중도개혁정당 건설에 뜻있는 열우당 의원들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또 다시 눈치나 보면서 소신없이 왔다갔다하고 우물쭈물하다가는 대선은 물건너가고 총선에서도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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