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안팎 집중타 맞는 ‘박상천식 통합론’

“국민이 원하는것 해야…DJ발언은 박 대표 겨냥한 것”

박지영 | 기사입력 2007/05/23 [11:39]

당 안팎 집중타 맞는 ‘박상천식 통합론’

“국민이 원하는것 해야…DJ발언은 박 대표 겨냥한 것”

박지영 | 입력 : 2007/05/23 [11:39]
범여권 통합과정에서 '참여정부 주도세력은 배제하겠다'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통합론이 집중타를 받고 있다. 박 대표의 거침없는 행보에 민주당 현역의원들까지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사실상 ‘고립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가까스로 통합신당 측과 협상재개를 선언한 21일,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향해 한 말씀 하겠다”며 작심한 듯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우리가 선택하고자 하는 세력이 아니라, (협상을)안 한 것뿐인데 그렇다고 막말을 하고 압박을 하는 것은 구태정치고, 과거 군사 주의적 발상이다. 어째서 살생부 얘기를 하냐. 민주당에게 선택받지 못하면 죽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당장 소통합 파트너인 '통합신당' 측도 박 대표의 배제론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한길 대표는 “중도개혁세력 대통합을 외치면서 갈갈이 흩어져 있다면 지금처럼 최악”이라고 했다. 범여권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김 대표는 김근태, 정동영 두 전직의장 등을 배제하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느냐는 생각에서다.

같은 날 장상 대표의 '통합과 창조 '포럼 발족식에는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통합신당 김한길 대표를 비롯해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이상열, 채일병, 김송자 의원 박주선, 추미애, 정범구, 김영환 전 의원 등 민주당 전 현직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동교동 측에서 보낸 화환도 눈에 띄었다. 사실상 대통합을 위한 '전진기지'처럼 보였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서둘러 축사를 마친 채 자리를 떠났다.
 
21일 오후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통합과 창조'포럼 창립총회에 양당 대표가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왼쪽부터 열린우리당 정세균 당의장, 장상 창립발기인 대표, 민주당 박상천 대표.  ⓒ 뉴시스

민주당 내 상황도 일촉즉발이다. ‘대통합’을 성사시키기 위해 박 대표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가속화 하겠다는 분위기다. 이날 김효석 원내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박 대표의 배제론에 제동을 거는 한편, 통합신당과의 소통합에 대해서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말로는 통합을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분열의 길로 가고 있고, 말로는 미래를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과거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역의원들도 열린우리당 측과 만나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이낙연, 신중식 의원 등은 열린우리당 탈당파들과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홍업 의원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전했다. 박 대표가 끝내 대통합에 반대할 경우, 현역의원들이 나서 '제3지대 대통합 회의체'를 구성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편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도 열-민 통합을 강조하며 박 대표를 압박하고 나서 주목된다. 그는 21일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 입니다’에 출연 “열린우리당은 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했지만 그 소임을 다 못했고, 민주당은 분당이후 고초를 겪었지만 현재의 힘 가지고는 정국을 주도할 수 없다”며 “이제는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오는 25일 김혁규 의원을 시작으로 범여권 대선 후보들과 통합신당, 민주당 지도부 등도 차례로 만날 계획이다. 한편 YTN은 22일 동교동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범여권 통합과 관련해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한다'는 DJ의 발언은 민주당 박상천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DJ까지 대통합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설 태세를 보이면서 박 대표의 '민주당 중심 통합론'에 대한 압박은 한 층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대표는 이대로 마이웨이로 조금도 굽히지 않을 태세다. 박 대표가 원하는 구도는 열린우리당과 당대당 통합으로 보일 수 있는 ‘대통합’보다는 ‘소통합’을 추진해 '중도개혁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김한길 대표가 주도하는 통합신당+이강래 의원 등 제3지대 통합파+열린우리당 내 탈당대기자+민생정치모임 일부' 등이 포함된다. 박 대표는 일단 다음 달 중순까지는 통합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현역 의원들의 반발과, 동교동 측의 계속되는 압박으로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박지영 기자 /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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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거거 2007/05/23 [16:11] 수정 | 삭제
  • 작년 지방선거에서 열린당이 싫고 민주당이 옳아서 민주당 시장 후보를 열심히 도와 당선까지 시켰는데, 다시 열린당과 합당 한다면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열린당과 합당은 절대 안됨
  • 독자 2007/05/23 [14:58] 수정 | 삭제
  • 묻지마식 잡탕식 통합으로는 한나라당에게 완패할 것이다. 열우당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을 분당한 후 잡탕 정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책과 이념, 그리고 정체성을 공유한 사람들이 함께 가야한다. 열우당은 이미 국민들이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제 시간이 별로없다.좌우극단을 제외한 중도개혁정당 건설에 뜻있는 열우당 의원들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또 다시 눈치나 보면서 소신없이 왔다갔다하고 우물쭈물하다가는 대선은 물건너가고 총선에서도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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