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을 위한 변명, ‘2003년을 기억하자’

‘범여권’이라 말하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

임두만 | 기사입력 2007/05/23 [13:33]

박상천을 위한 변명, ‘2003년을 기억하자’

‘범여권’이라 말하는 정치인들의 아전인수

임두만 | 입력 : 2007/05/23 [13:33]
지금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들에 오르내리는 단어는 ‘범여권’이다. 심지어 청와대에서 공식적으로 열린우리당을 빼고는 여권이라고 부르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했음에도 기자들에게도 정치인들에게도 이 요청은 마이동풍이다.

  그런데 단 민주당만은 민주당이 ‘범여권’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을 반대한다.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는 “참여정부 탄생 후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뒤 민주당은 말 그대로 야당이었는데 이런 민주당을 ‘범여권’으로 묶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지금 모든 언론들은 또 ‘범여권 대통합’이니 ‘소통합’이니를 들먹이며 민주당을 여권의 범주에 넣으려고 안간힘이다.

  엄격히 말해 지난 2003년 민주당의 갈등은 동교동계를 정계에서 몰아내고 노무현계를 그 자리에 세우려했던 총성없는 쿠데타였다. 그리고 그 같은 쿠데타가 실패하자 그들은 결국 분당이라는 또 다른 쿠데타를 감행, 열린당을 창당했다. 그런데 그 쿠데타의 주역들이 주축이 되어 창당했던 열린당은 철저하게 실패했으며 그 실패의 잔해처리를 놓고 지금 열린당 내가 시끄러운 것이다.

  그럼 민주당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쿠데타 세력에게 철저하게 짓이김을 당했음에도 살아남은 민초들이 재생시킨 정치세력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어떤 권력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이 땅 유일한 국민정당이다. 지난 4년의 시간이 이를 증명한다.

  영남지역을 빼고는 전국을 골고루 장악하고 있던 민주당을 호남당으로 매도하고 전국정당을 주장하며 열린당을 창당했던 사람들이 과연 지난 4년 동안 현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 정도라도 전국으로 세를 넓혔는가를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그들은 대통령 탄핵광풍 때문에 잠시 세를 얻는 것 같았으나 결국은 영남뿐만 아니라 전국을 다 잃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간판을 가지고 자력으로 어떤 지역에서도 선거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들이 이렇게 소멸되어갈 때 민주당은 다시 시작했다.
2004년 4.15 총선에서 비록 탄핵의 역풍으로 원내의석 9석의 소수정당이 되었지만 소멸되지 않았고 총선 2개월 후에 있었던 전남지사 보궐선거에서 당당히 열린당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의 박준영 후보를 도지사에 당선시킨 이후 지난 3년 동안 호남지역 선거에서 단 한 번도 열린당에 패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또한 열린당이 여당 프리미엄을 마음껏 누리며 치렀던 선거전이었으나 전북지사 하나를 당선시키는 것으로 호남의 맹주 자리를 민주당에 빼앗겼다. 만약 지금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면 열린당은 전북지사마저도 당선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철저하게 패배한 사람들이 지금 자신들의 과오를 희석시키기 위해 민주당을 ‘범여권’그룹에 넣고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이제 와서 통합을 주장하는 3류 저질 코미디를 국민 앞에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2003년 분당 시 현 민주당의 박상천 대표가 어떤 주장을 했으며 또 현재는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당시 박 대표는 “민주당이 분당되면 유리한 것은 한나라당이다. 신주류가 주장하는 민주당 해체 신당론은 중도개혁 노선 포기하고 진보정당으로 가자는 것이므로 반대한다. 민주당을 사수하고, 중도개혁 노선을 지키자. 이 과정에서 당의 개혁적 리모델링은 환영한다”고 주장하며 민주당 분당을 일관되게 반대했다.

  그리고 그는 “나와 구주류는 총선 때까지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신주류가 지도부를 장악할 수 있다. 당 지도부가 영남 쪽 사람이 중심이 되는 것도 동의한다. 그렇다면 그쪽에서 표 많이 얻을 수 있다”는 말을 하면서 ‘탈레반’들의 호남당 색칠하기에도 맞섰다. 즉 호남권 당 주류들이 기득권 일체를 포기하면서도 분당만은 막으려 한 것이다.

  그럼에도 ‘천신정’을 필두로 한 당내 ‘탈레반’들은 당 밖의 유시민 일파인 개혁당파와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이부영과 독수리 5형제들과 손잡고 당을 흔들다 결국 분당카드를 선택, 열린당을 창당한다. 그러므로 지금 그들이 말하는 언필칭 ‘범여권’ 범주에 그들 스스로 민주당을 집어넣고 통합 운운하는 것이야 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들은 민주당을 소멸시켜야 할 세력으로 보았지 통합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민주당이 강압에 의해서라도 소멸되어야 자신들이 호남의 맹주가 될 수 있다는 계산으로만 대응했지 민주당을 동지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끝내 민주당은 어떤 강압으로도 소멸되지 않고 강건하게 영토를 장악하고 있음이 확인되었으므로 이제야 그들은 그 영토가 욕심이 난 나머지 민주당에 대고 ‘범여권’ 운운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즈음 박상천 대표의 주장인 특정인, 또는 특정세력 배제 원칙은 백만 번 타당하다.
즉 박 대표의 주장대로 “열린당과의 당대당 통합은 정체성이 혼재되어 다시 분당될 것이다. 민주당 분당을 주도하고, 참여정부에서 핵심 각료를 지낸 책임자들은 책임을 져야한다. 통합은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세력만 참여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방귀뀐 놈이 성질낸다”는 옛말이 하나도 다르지 않게 분당의 책임과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할 그들이 되려 박상천 대표를 비난하고 있다.

  그들이 무슨 자격으로 박상천 대표를 비난하는가? 그들은 박상천 대표를 비난할 자격이 없다. 그들은 2003년 구주류는 안 된다고 편을 가르고, 민주당을 분당,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킨 사람들이다.

  박상천 대표는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세력과만 통합하기를 원한다. 열린당과 당대당 대통합을 할 경우 정체성이 혼재되어 바람직하지 않고, 민주당 분당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대하고 있으므로 이 노선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따라서 민주당 분당을 주도하고, 참여정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사과와 반성 후 정치 1선에서 후퇴해야 하는 것은 아주 당연하다. 

네이션코리아 / 임두만 기자  limdoo1@nakorean.com 

  [중도개혁 통합의 힘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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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거거 2007/05/23 [16:07] 수정 | 삭제
  • 그리고 열린당과 함께 하면 대선도 총선도 없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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