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벼랑끝 승부수, 민주당 분열도 감수?

고개 드는 ‘대통합 우회론’, 박상천 끝내 버티나

박지영 | 기사입력 2007/05/27 [00:37]

박상천 벼랑끝 승부수, 민주당 분열도 감수?

고개 드는 ‘대통합 우회론’, 박상천 끝내 버티나

박지영 | 입력 : 2007/05/27 [00:37]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론’이라는 통합방식을 두고 역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 박 대표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어 ‘대통합’의 길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그의 침없는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운 범여권은 박 대표를 배제한 우회론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25일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과 SBS 토론프로그램 ‘시비비비’에 출연, 일대일 논쟁을 벌였다. 지난 11일 통합협상이 결렬된 후, 첫 회동이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표는 “국정실패의 책임을 져야할 상징적 인물이 오면, 열린우리당 이중대나 아류로 인식돼 망할 수밖에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자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어차피 뿌리가 같은 정당인만큼 작은 차이를 극복해야 하는데도, 손가락질하면서 마치 적처럼 대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노동당이 가장 좌에 있고, 한나라당이 가장 우에 있으며 가운데 있는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바로 중도개혁세력”이라고 강조했다.

 

‘대선후보 선출’에 있어서도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박 대표는 먼저 "중도개혁정당을 만들고 오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후보 단일화를 하면 된다"고 주장한 반면, 정 의장은 "각 당이 후보를 정하면 후보 단일화는 대통합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은 통합대상을 선정할 자유가 있는 데 왜 우리당의 지시를 받아야 하느냐,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은 독재정권 시절에나 있을 법한 얘기다”라고 비판하자, 정 의장은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린다“면서 ”우회해서라도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박 대표가 '참여정부에 책임이 있는 세력은 통합과정에서 배제하겠다'고 쐐기를 밖자, 열린우리당은 연일 '수구, 보수의 행태'라고 비판하는 등 양측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비방을 중지하라”고 나섰지만, 당내 의원들까지 앞장설 조짐을 보이면서 박 대표를 배제한 ‘대통합 우회론’은 점차 힘을 받고 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는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 "박상천 대표가 (대통합에)찬물을 끼얹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범여권 지도자들이 능동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에게 우선 ‘범여권 합동 의원총회’를 함께 하자고 제의했다”고도 했다. 민주당 현역의원들의 결단이 향후 당 진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천 ‘민주당 중심 통합’, 원칙론 고수하나

 

한편 박 대표의 입장 선회가 범여권 조기통합 성사여부의 관건으로 전망되지만, 그는 당내 반발기류에도 개의치 않고, 원칙론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한화갑, 장상 전 대표, 추미애, 정균환 전 의원 등의 잇따른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의 입장은 더욱 강경해 지고 있다.

 

그는 4.3 전당대회 전, “빠른 시일 내에 통합에 앞장서겠다”고 주장하고 나섰던 것과는 달리, 지난 9일 당선 한 달 여를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는 “민주당은 대의원들의 거의 당을 지키는 데 앞장서왔으며, 50년을 이어온 중도개혁주의 민주정당을 소멸시킬 수 없다”며 민주당 중심 통합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기득권을 버리고 제3지대 통합하자’고 주장한 일부 현역의원들을 겨냥해, “탈당을 차선책으로 내세우나, 민주당의 경우 감히 내년 4월 총선에 새로운 민주당 후보와 맞서려는 의원들이 과연 있겠느냐”며 자신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 대표의 강경한 입장고수는 당내 상황과도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민주당이 대통합으로 입장을 선회할 경우, 새로운 신당과 민주당과의 합당이 불가피해 보이지만, 이 또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민주당의 당헌 당규 상 합당이나 해산은 전당대회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명시된 만큼, 전당대회 성사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거기다 일부 원외 위원장, 전국구 이승희 의원, 김경재 전 의원 등 민주당 사수파 등도 “열린우리당과 통합은 절대불가”라며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고, 당내 대권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조순형 의원도 “국정실패를 정리하지 않고는 통합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며 사실상 박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정세균 열린당 의장, 장영달 원내대표, 또한 김한길 통합신당 대표 등은 박상천의 강경론을 피해, DJ등의 힘을 빌어, 김효석, 이낙연 등 민주당 통합파와의 물밑 협상을 재개할 태세여서, 박상천의 승부수는 자칫 민주당의 분열 및 붕괴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박상천의 승부수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현재로서는 섣부른 예상을 하기 힘든 이유도 이때문이다.

 

<박지영 기자 / 빅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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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07/05/27 [03:27] 수정 | 삭제
  • 묻지마식 잡탕식 통합으로는 한나라당에게 완패할 것이다. 열우당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민주당을 분당한 후 잡탕 정당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책과 이념, 그리고 정체성을 공유한 사람들이 함께 가야한다. 열우당은 이미 국민들이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제 시간이 별로없다.좌우극단을 제외한 중도개혁정당 건설에 뜻있는 열우당 의원들은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또 다시 눈치나 보면서 소신없이 왔다갔다하고 우물쭈물하다가는 대선은 물건너가고 총선에서도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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