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의원, 그래선 안 되지 않습니까?

<심재권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 특별기고> 탈당은 부적절

심재권 전 의원 | 기사입력 2007/01/28 [16:27]

천정배 의원, 그래선 안 되지 않습니까?

<심재권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 특별기고> 탈당은 부적절

심재권 전 의원 | 입력 : 2007/01/28 [16:27]

천정배 의원, 그래선 안 되지 않겠습니까?

탈당 한다한다 하더니 천 의원께서 드디어 오늘 탈당을 선언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미래지향적 민생개혁세력의 대통합신당”을 추진하겠다는 말씀도 보았습니다.

일요일 오후, 이런 저런 상념에 잡혀 있다가 이글을 씁니다.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천 의원께서 해야 될 일이 있다면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의 한 주역으로서 그리고 노무현정권의 핵심 요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을 바로잡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무현 대통령이나 그 주변 분들과 싸워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게 어렵다면 그 동안의 노무현 정권의 실정에 대해 국민 앞에 깊이 사과하면서 자숙하는 모습(그것이 일선후퇴든 무엇이든 간에)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천 의원의 마음에 차지는 않더라도 남은 분들에게 통합의 문제도 맡겨야 하지 않을까요?

천 의원은 자신이 행한 일들이기에 그를 바로잡기 위해서 또 앞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분당과 노정권 실정의 책임이 너무 큰 것 같습니다.

천 의원이 학교도 나 보다 뒤에 다니고 학생운동권 출신이 아니었기에 나는 뒤늦게서야 어떤 재야단체의 활동에서 천 의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변호사로 있으면서 재야의 일을 돕기에 참 고마웠지요.

그리고 언젠가 천 의원이 정계입문을 의논해 왔을 때 저렇게 순수한 사람이 정치판은 아귀다툼 한다는데 어떻게 하나 싶어 만류하기도 했었습니다. 마치 나는 잘할 것처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정계에 입문한 후 천 의원에게 더러 놀라웠습니다.

어느 날 신문 1면에 민주당의 원내 수석부총무이던 천 의원이 국회법 날치기 통과를 하려하고 한나라당 의원들이 이를 막기 위해 뒤에서 목을 조르는 듯 하는 사진이 났습니다. 놀랍고 걱정했습니다. 그 후 우리 당(민주당)의 정균환 원내총무가 그런 날치기 계획이 아니었다며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또 놀랐습니다.

나는 우리 민주당이 때로 만족스럽지는 못해도 반세기 넘어 지켜온 개혁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날치기 사건 이후 갑자기 천 의원은 지나치리 만큼 개혁을 주장하는 듯 했고 때로는 동료 선후배들은 마치 반개혁적인 것처럼 인상을 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이후 의원총회에서 남북정상회담 무렵의 대북송금을 놓고 특검을 해야 한다는 듯 입장을 보여 많은 의원들이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2002년 대선 승리직후 12월 하순 어느 날인가의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당 보다는 우리 민주당을 더 잘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그만 천 의원의 분당 주장과 길을 달리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대선전 후단협(후보단일화협의회)도 아니었으며 당원과 국민들이 뽑은 노무현 후보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이상 후단협 등이 생긴 기본 이유가 노무현 후보의 잦은 언행 실수로 지지율이 급락했던데 있었던만큼, 모두 함께 힘을 합하며 우리 당(민주당)의 외연을 넓혀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지금도 지난 날이야 어쨌든 민주당의 중도개혁 정강정책에 뜻을 함께하는 분들이 모두 다시 힘을 합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민주당에 들어와도 좋고 그게 어려우면 어디에선가 새롭게 당을 꾸려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생활해나가다 보면 어떤 때는 실수로, 어떤 때는 무엇을 잘 몰라, 또 어떤 때는 마음은 그렇지 않았는데 본의 아니게 허물을 남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일들에 대해 서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분당과 노 정권의 그간의 실정의 책임은 참으로 크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국민들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천 의원이 해야 할 일은, 앞서도 말했지만, 노무현 정권의 남은 임기 1년이라도 바로잡아 가기 위해 그들과 싸우던가 아니면 분당과 노정권의 실정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자숙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주위에서 천 의원은 머리가 뛰어난 사람이라고들 말합니다. 그러나 천 의원 보기에 조금 미비하더라도 지금은 통합을 열어가는 길은 남은 분들께 맡겨 주는 것이 옳을 것 같습니다.

2007. 1. 28.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 심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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