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세력, 盧의 개헌안 단호히 반대"

개헌안의 모순점 가장 먼저 지적했던 민주당 심재권 전 의원

변희재 | 기사입력 2007/03/15 [22:09]

"민주세력, 盧의 개헌안 단호히 반대"

개헌안의 모순점 가장 먼저 지적했던 민주당 심재권 전 의원

변희재 | 입력 : 2007/03/15 [22:09]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해 말, 개헌 추진을 선언했을 때, 언론과 야당에서는 정략적 접근이라며 집중비판했다. 그러나 4년 연임제 개헌안, 대선과 총선 시기를 맞춘다는 개헌안에 대해서는 다들 침묵으로 넘어갔다. 이럴 때 정부통령제 도입 없이 4년 연임제를 도입하면 대통령 궐위 시 후임자 선정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라며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한 정치인이 있었다. 바로 현재 민주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심재권 전 의원이다.

 

▲  심재권 전 의원   ©뉴민주닷컴

심 전 의원은 빅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정부통령제 도입없는 개헌안은 정략적 차원을 넘어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이어 “열린우리당 내에서도 민주화세력이라면 단호하게 노대통령의 개헌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심 전 의원은 민주당의 내부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밝혔다. “원내 교섭단체 구성은 할 필요가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탈당해서는 안 된다”며, “현실적으로 민주당 입당이 시기상조라면, 민주당 의원들이 당적을 유지한 채, 열린우리당 탈당파나 국민중심당 의원들과 교섭단체를 이루는 것은 고려해볼만 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정가의 최대 이슈가 되고 있는 DJ차남 김홍업씨 출마에 대해서는, “김홍업씨는 민주당에 공천신청을 하여 정당한 절차를 거쳐 출마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전제 하에 “만약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당의 공식기구의 논의를 거쳐 민주당 공천 여부를 확정하되, 상황에 따라서 개인 의견도 밝히겠다”고 직접적인 답변은 유보했다.

 

또한 조순형 의원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범 민주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노무현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냐, 승계하는 것이냐의 문제에 대해서도, “당연히 정권교체이다”라는 점을 명확히 한 뒤, “설사 친노무현 세력이 유시민 등 후보를 출마시켜도 이와 단일화 하는 작업 등은 필요없다”고 부연설명했다.

 

다음은 심재권 전 의원과의 인터뷰 전문


문) 노대통령의 개헌 시안이 공개되었다. 심재권 전 의원은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말이 나올 때부터 이를 비판했었는데, 지금의 입장은 어떤가?

 

- 역시 정부통령제 도입 없이 4년 연임제를 밀어붙이다보니 대통령 궐위 시 후임자 선정 방식을 해결하지 못했다. 개헌이란 권력구조 전반을 논의할 수밖에 없다. 큰 덩치의 논의 없이 개중 몇 가지만 바꾸려다보니 아무리 노력해도 정략적이라는 비판을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헌법 전반을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2005년도부터 논의를 시작했어야 했다. 그러나 이 때 노대통령은 쓸데없는 대연정 제안으로 세월을 낭비했다. 국민의 기본권까지 다 아울러 논의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2006년 상반기에는 시작해야 했다.

 

문) 대통령 궐위 시 총리가 1년 간 대통령 대행직을 수행하는 것이, 박정희 정권의 유신헌법 이외에는 사례조차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헌법학계의 의견이다. 후임자 선정 방식을 유신헌법에서 차용했다는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같은 이야기이다. 정부통령제를 도입하지 않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유신헌법 내용까지 동원하게 된 것이다. 유신헌법은 내용 자체가 다 문제가 있지만, 이번 사안은 꼭 유신헌법에서 빌려온 것이 문제라기 보다는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국무총리가 무려 1년 간 그 막강한 대통령 권한을 누린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문)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들이 벌어질 수 있는가?

 

- 차기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온갖 편법을 동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차기 대통령이 4년에 연임하여 3년만 더한 뒤, 후계자 대권 수업을 위해 사임하여 총리에게 대통령 권한을 넘겨줄 수 있다.

 

문) 노대통령은 야당 후보들에게 개헌 공약을 하며 임기를 1년 단축하면 발의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는데.

 

- 그것이야말로 어이없는 접근이다. 개헌이 정말 필요하고 국익을 위해서 반드시 해야되는 일이라면 지금이라도 하는 것이다. 조건을 내세울 필요가 없다. 무언가 자꾸 정략적 목적으로 개헌을 활용하는 느낌을 받는다. 적당히 물러서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것일 수도 있는데, 그 역시 떳떳하지 못한 일이다.

 

문) 열린우리당 내의 김근태 등 민주화세력들이 아직까지 개헌에 대해서 입장을 제대로 표명하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태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당연히 반대해야 한다. 이것은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개헌안 자체가 잘못되었다. 더구나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이미 탈당하지 않았는가?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여 당당히 반대해야 한다고 본다.

 

문) 만약 열린우리당 내에서 재야파 등이 반대한다면 국회 내 개헌반대표가 250표가 넘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노대통령의 정치적 책임론이 거론될 수도 있는데.

 

- 이미 우리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성숙되어 있다. 250표 이상으로 부결되어도 그것이 올바른 길이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은 당연히 이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책임을 묻자니, 대통령이 오히려 이를 이용하려 들어 조심스럽다. 지금으로서는 국민여론의 심판 정도로 그치는 게 맞지 않나 한다.

 

문) 민주당 시도당 개편대회가 지난 전북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시도당 개편대회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언론에서는 장상 지원세력이 대거 탈락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 전반적으로 서울, 경기, 전북, 전남 등에서 경선이 치루어졌고, 별다른 사고없이 되었다. 그리고 꼭 이번 결과를 장상 지원세력의 탈락으로만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서울시당의 당선자 역시 반 장상세력이라고 보고 있지는 않다.

 

문) 현재 민주당 전당대회 판세는 어떻게 분석하는가?

 

- 개인적으로 심재권이 욱일승천하고 있다고 본다(웃음). 솔직히 이번에는 민주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나에게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어떤 후보는 너무 구시대적이고, 어떤 후보는 현재의 엄중한 민주당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케네디는 정치인의 가장 큰 덕목은 용기라 평했다. 나는 박정희 군사독재에 맞서, 10월 유신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워왔다. 노대통령이 집권하자마자, 이른바 친노세력들이 민주당 분당을 계획할 때도, 공개된 의원총회에서 이를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당시 한화갑 대표를 내몰려고 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당 전체가 지지해서 당선시킨 후보이므로, 과거의 일로 특정인을 단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훗날 나의 발언을 듣고 한화갑 대표가 눈물을 흘렸다는 보도도 보게 되었다. 지금 민주당 지도자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이다.

 

문) 이번 전대의 당대표 후보들은 표면적으로는 대부분 민주당 중심의 범개혁세력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 타 후보와의 차별화되는 점이 있는가?

 

- 그건 구체적인 사안마다 평가를 해주었으면 한다.

 

문) 예를 들면 지금 원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들의 찬반논쟁이 뜨겁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우선적으로 열린우리당이든 탈당파든, 국민중심당이든 10여명 정도의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하여 원내교섭단체를 이루는 것이 가장 좋다. 그리고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민주당 원내 의원이 탈당하여 원내교섭단체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민주당 입당이 당장 불가능하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당적을 보유한 채, 여타의 세력과 합쳐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너무 많을 필요없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7-8명이면 충분하다. 하나의 조건으로는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 노무현 정권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사람들은 배제해야한다고 본다.

 

문) 김홍업씨의 무안신안 무소속 출마 문제가 정가의 최대 이슈이다. 특히 민주당의 공천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홍업씨가 출마한다면 민주당에 정식으로 공천하여 공천심사위원의 심사를 거쳐 출마하는 게 좋다. 그런데 만약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진지하게 공천여부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DJ는 우리 민주당의 지도자였다. 김홍업씨의 출마가 DJ의 정치발전 방향과 맞물려있는 제대로 검토해봐야 한다. 어쨌든 이 문제는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서 논의를 시작하되, 전당대회 전까지 제대로 된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당대표 후보자로서 내 개인 입장을 밝히겠다.

 

문) 범여권 통합에 중요한 논점은, 만약 통합세력이 정권을 창출하게 되면 이것이 노무현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냐, 승계하는 것이냐이다.

 

- 우선 민주당은 야당이므로 범여권이란 용어 자체가 틀렸다. 범 민주세력 혹은 중도개혁세력이 맞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그건 정권교체이다.

 

문) 아직도 열린우리당에는 친노직계세력이 존재한다. 이들 친노직계세력이 유시민, 김혁규 등 대선후보를 내보내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김영환 전 의원은 이들 후보와 통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 국회의원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노무현 정권을 승계하겠다고 나선 정치세력은 이미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면 되는 것이다. 노정권 승계세력과 인위적 통합은 필요없다고 본다.

문) 대선후보로는 외부영입을 생각하는가, 당내 인사를 생각하는가?

 

- 외부영입으로 좋은 인물이 들어오면 좋지만, 당내에서도 대권주자로 손색이 없는 분이 많다. 조순형 의원 같은 분도 있지 않은가.

 

문) 이제 민주당 당대표 후보등록이 시작되는데, 향후 계획은 어떠한가?

 

- 시도당 초청간담회, TV토론, 인터넷 토론 등 중앙당에서 적극적으로 전당대회 붐 조성에 나서야 하는데, 소극적인 것 같아 답답하다.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이라도 민주당 전당대회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문) 민주당 지지 사이트에서 후보 초청 네티즌 토론회 등을 기획하는 듯한데,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 당연히 참여할 뿐 아니라, 이왕 할 바에야 빨리 좀 해주었으면 한다. 이대로 가면 막판에는 조직선거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그 전에 민주당 지지 네티즌들이 이토록 민주당 전대에 애정이 있다는 점을 빨리 보여주기를 부탁한다. 

 

변희재 / 빅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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