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라는 수단보다 목적이 더 중요

<의정 칼럼>탈당파들과 신당 창당의 목적,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일까?

이승희 국회의원 | 기사입력 2007/04/12 [20:00]

통합이라는 수단보다 목적이 더 중요

<의정 칼럼>탈당파들과 신당 창당의 목적,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일까?

이승희 국회의원 | 입력 : 2007/04/12 [20:00]
통합을 위한 성찰

  한나라당을 제외한 정파간의 통합논의가 빈번하고, 다양한 방법들이 도출되고 있다. 무릇 모든 일에는 목적과 명분이 있다. ‘통합’을 둘러싼 움직임과 논의들에 대한 가장 기본적 의문을 던져본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지금 논의되고 있는 통합의 목적이 무엇이고, 명분은 어디에 있을까? 통합의 결과로 얻어지는 효과는 무엇인가?
통합이 과연 국민생활을 개선하게 하고 지금의 대한민국을 올바로 선도하는 정치를 가능하게 하는 것일까?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국민의 눈에는 12월 대통령선거에서 정권을 잡으려는 시도와 18대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몸부림으로 비쳐질 것은 분명하다.

  통합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논리에는 다음과 같은 몰이해와 착각이 존재한다.
먼저, 국정은 양당정치일때 안정된다는 주장을 보자. 아마 미국 등의 경우를 들어 그렇게 주장하겠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미국이 민주, 공화 양당구조로 오랫동안 유지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처럼 중앙당이 공천권을 행사하며 당을 지배하는 구조가 아니며, 대단히 느슨한 政策同意를 만들어내는 수준의 당으로 존재할 뿐이다.

결론적으로 의원들 개개인이 완전히 독립된 헌법기관으로써 수백 개의 정당이 있는 셈이다. 강제력이 있는 당론에 대해 자유롭게 투표하는 행위를 크로스 보팅이라고 하는데 미국에는 이 용어 자체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의원을 강제할 당론이라는 것은 없다.

다음으로 우리의 헌정사가 흡사 양당제에 의해 운영된 것처럼 호도하는 논리에 대해 살펴보자. 자유당과 민주당, 공화당과 민주당. 80년의 민정당과 민한당, 이렇게 보면 양당제로 운영되어온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진실이 아니다.

이때까지의 한국은 민주주의를 한 것이 아니라 권위주의적인 독재나 군사적 독재로 국가를 운영했고, 이 기간동안 나타난 양당제는 민주제도하의 정당이 아니라 독재체제를 뒷밭침하는 세력과 민주주의를 구현하려 노력하는 세력이 정당이라는 허울을 쓰고 투쟁했던 것이다.

우리는 87년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구현된 이후 단 한번도 양당제로 운영된 적이 없으며, 이는 민주주의 다양한 의견 수렴기능을 생각할 때 너무나 당연한 결과다. 

  반 한나라당 연대 주장에 대해서 살펴보자. 국민의 정부 탄생은 군사독재의 주축 중에 주축인 전 중앙정보부장 김종필씨와 전 군사최고회의 비서실장 박태준씨와 김대중 전대통령간의, 이른바 DJP연합의 결과다. 이들이 국민의정부 국무총리와 일정부분 각료제청권을 행사하는 구조로 운영된 사실을 돌아볼 때, 한나라당을 군사독재 후신으로 비난하며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세력의 정당통합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은 역시 잘못된 주장이며 자기기만일 뿐이다.

  의석이 부족하여 원내교섭단체가 되지못해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할 수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심정적으로 공감이 가는 점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사실과는 다르다. 민주노동당의 의정활동을 참고하라고 권하고 싶고, 부족한 본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 들이 의회의 중심인 상임위활동에서 각자 단신으로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을 뛰어넘는 활동을 했다고 감히 자부한다.

  17대 국회를 돌아보면 국보법 사학법등의 충돌이 있을 때마다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 대부분의 의원들이 내키지 않는 당론에 의한 표결이나 싸움을 해야하는  괴로움을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이때마다 과연 이러한 방식의 정당운영이 필요할 것인가 라는 의문과 그리고 이러한 방식을 계속할 때 머지않아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현실을 살아가야하는 정치인으로써 각자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수 있다. 그러나 행동의 마지노선이 분명 존재하는데 그것은 행동하기 전에 국민의 입장에 서보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또 기만을 전제로 한 시도였지만, 우리국민은 그들이 주장하는 진정성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4개의 정당이 경쟁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에게 과반수를 몰아주기도 했다. 특히 대통령선거에서 밀어주면 견제를 위해서 총선에서는 반대당을 밀어준다는 그간의 속설을 깨고 열린우리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었다.

  역설적으로 바로 여기에 민주당의 희망이 있다.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살피고 이를 충족시키는 정치활동을 할 때 민주당은 소수정당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통합이라는 수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통합을 수단으로 도달하고자하는 목적이 중요하다. 그 목적의 처음에는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이 깔려 있어야한다. 이 기초위에 정책이라는 벽돌을 쌓아갈 때 통합으로 이루고하는 목적에 도달할 수 있으며, 민주당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의 영광스런 미래가 있다. 

  2007년 4월 12일 
민주당 국회의원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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