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고물과 단 팥죽을 위한 변명

사업과 정치, 무엇으로 성공과 실패가 갈라지는가?

김영환 전 의원 | 기사입력 2006/09/08 [12:38]

떡고물과 단 팥죽을 위한 변명

사업과 정치, 무엇으로 성공과 실패가 갈라지는가?

김영환 전 의원 | 입력 : 2006/09/08 [12:38]

인절미를 특히 좋아 하는 나는 떡고물이 묻어 있는 따뜻한 인절미를 먹는 생각을 하면 입맛이 다셔지고 군침이 돈다. 찰진 인절미의 속살 때문 보다는 역시 팥이나 콩을 갈아 만든 떡고물이 인절미의 맛을 더해 준다.
이 맛있는 고물을 두고 좋지 않은 어감이 생기게 된 것은역시 못된 인간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슨 부정한 일로 푼돈을 챙기는 일을 가리켜 떡고물을 챙긴다고 표현 해 왔으니 떡고물에게 생명이 있다면 명예회손으로 고소라도 당할 일이다.
 
수제비가 섞인 팥죽도 생각만 해 보아도 입맛이 돈다. 그러나 살이 찌지만 않는다면 역시 단팥죽이 더욱 맛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팥죽에 당도를 보태 단팥죽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정치든 사업이든 사람이 하는 일이며 조직에 의존 하는 일이며 무엇인가 무에서 유를 창조 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일이 아닐까? 무엇 보다 사람을 변화시키고 사람들의 운명에 영향을 주며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 한다는 점에서 사업은 정치와 유사한 점이 있다.
 
언제 부터인가 나는 정치란 사람의 운명을 여는 일이다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사업은 진료는 또 어떠한가? 작던 크던 많은 이들의 운명에 개입하고 바꾸는 일이 아닌가 한다.
 
나는 지금 여러 가지 이유로 정치에서 놓여 나 조그만 사업을 하고 있다. 이 일을 하나하나 해 나가면서 나는 경영의 지혜라 할까 사람에 대한 이해라 할까 하는 것을 부단히 생각해 본다. 정치를 하지 않았으면 나는 아마도 사업가가 되었을 것이다.아니 정치를 하면서도 이제는 최소한의 경제활동 아니 최대한의 사업공간을 창출해 볼 생각이다. 정치와 사업이 다른 것은 무엇이고 같은 것은 무엇일까를 언제나 생각해 본다. 정치란 사업보다는 공익적이고 광범위하며 제도적인 영역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과는 그 목적과 동기가 다르다 할 것이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유도하고 구성원의 창의력에 크게 의존하며 조직의 힘에 의해 성공이 좌우된다는 점에서는 매우 유사한 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 사업은 또는 정치는 무엇으로 그 성공과 실패가 갈라지는가?
 
나는 사업의 주체인 직원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을 얼마나 도출할 수 있는가에 그 성패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 예로 병원을 들어 보자. 원장 한 사람의 자발성과 능동성만을 가진 병원과 열사람의 직원이 주인의식과 자발성을 가진 병원이 있다면 어떤 병원이 성공을 거둘 것인가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일 사업을 성공시키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모든 직원이 CEO가 되게 하여야 한다. 직원 하나하나가 자기를 계발하고 주인의식을 가지며 창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야 말로 CEO가 해야 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CEO의 자세와 태도 그리고 실천을 하게 할 것인가?
첫째로 그들에게 CEO가 가진 권한과 책임을 나눠 주는 일이 필요 하다. 그들에게 CEO가 해야 할 일들을 잘게 나누어 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역시 '분산과 이양'이야 말로 이 일의 시작이다. 언제 부터인가 나는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내가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다.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내가 함으로써 누군가가 역량을 발휘하고 자신의 능력을 계발할 기회를 잃게 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 주는 일, 이것이야 말로 우리 인생의 팥죽을 단 팥죽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일이다.
나는 법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진료의 영역 또한 철저한 분업과 이양을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작은 나의 진료실에서도 상담과 교육에 적합한 직원이 있는가 하면 진료에 적합한 치밀함과 정교함이 있는 사람이 있다.
진료의 영역을 잘게 나누어 전문성을 부여 하고 격려해 준다면 직장은 얼마나 즐겁고 보람있는 터전이 될 것인가?
 
둘째로 나는 모든 직원들이 사업의 발전과 자신의 발전이 확고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비젼의 공유와 전망을 가져야 한다. 그를 위해 직장의 안정성과 미래에 대한 확고한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생활의 떡고물이 아니고 무엇인가?
직장에 가서 일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 CEO에게 주어진 제일의 역할이다.
 
셋째로 그런 의미에서 모든 직원들에게 작던 크던 세심하고 현실성 있는 능력에 대한 평가와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한다. 오직 경영자만이 모든 경영의 성과를 독식하는 환경 속에서 직원들의 참된 자발성을 갖기란 지난한일이다.
 
어떻게 경영의 성과물을 나눌 것인가? 이것이야 말로 직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창의력을 키우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나와 우리가 함께 가야 한다는 의식 그리고 공동의 운명이라는 생각을 가질 때 모두가 CEO이고 모두가 직원이 되는 회사가 될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성공의 비결이 아니고 무엇이랴! 떡고물을 우습게 보지 말라!
떡고물 속에 성공의 길이 있다.  <前 과학기술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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