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한화갑 사당 청산을 택했다

<민주당 5차 전당대회>박상천호 출범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기

김환태 | 기사입력 2007/04/03 [23:26]

민주당은 한화갑 사당 청산을 택했다

<민주당 5차 전당대회>박상천호 출범 민주당 전당대회 참관기

김환태 | 입력 : 2007/04/03 [23:26]
  우리나라 겨울철엔 유별나게 추운날이 있다. 흔히 추운날 하면 소한(小寒), 대한(大寒)을 가르키지만 소한, 대한 못지 않게 추위를 타는 날이 있다. 다름아닌 대학을 가기위해 고교생과 재수생이 치르는 수능시험일과 12월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겨울철에 실시되는 선거일이다. 그래서인지 민주당 당대표 경선이 치러지는 4월 3일도 예외가 아니었다. 4월이면 꽃샘추위도 제정신을 차리고 물러 갈 시기인데 민주당 대표 경선일을 지나치고 가기가 아쉬웠던 듯 마지막 남은 찬기운을 떨이하듯 쏟아냈다.
 
 
▲  박상천 신임 민주당 대표   ©뉴민주닷컴

동장군의 심술에 전당대회가 열리는 올림픽공원에 넘치던 봄기운이 기를 펴지 못하고 움추러 드는게 완연하였다. 그러나 축제의 한마당인 민주당 전당대회를 시샘하던 동장군도 50년 전통에 빛나는 한국 민주화의 주역,민주당이 전국정당, 수권정당으로 재도약, 정권교체를 통한 구국번영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대의원, 당원들의 결의에 찬 뜨거운 열기와 대표 출마 후보들의 사자후 앞에서는 당할 재간이 없었던듯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낮 12시 30분쯤 무렵부터 당혁신을 바탕으로 당력을 강화하여 정권교체라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새로운 당지도부를 자신의 손으로 뽑겠다는 일념으로 전국각지에서 찬바람을 뚫고 달려온 대의원들이 전당대회장인 펜싱경기장 주변에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대의원들이 당도하자 펜싱경기장 주변에서 기다리고 있던 후보들은 출입구로 들어오는 대의원들을 향해 마지막 한표를 부탁하는 악수공세를 퍼부었다.
 
   출마후보를 상징하는 유니폼에 어깨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모습으로 후보 주변에 포진하고 있던 100여명의 선거운동원들도 대의원들을 붙잡고 지지를 호소하거나 피켓을 흔들며 자신의 후보를 연호하는등 전당대회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각 후보들은 또 전당대회장 출입구 주차장 공간에 임시 천막캠프를 설치하여 입장하는 대의원들에게 커피를 대접하기도 하고, 각설이패와 풍물패, 비보이팀 공연으로 즐거움을 선사하는등 흥겨운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대의원들로 하여금 흐뭇하고 자랑스럽고,자긍심을 느끼게 만드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펜싱경기장 출입구 정면 실내 원형복도에는 민주당 중앙당이 역대 민주당 대표들과 민주당 영광의 순간을 찍은 사진전을 마련해 놓아 이를 본 대의원들 가운데는 감격에 겨워하는 이들이 꽤 많았다. 전당대회장도 신경을 써서 준비한 흔적이 역력하였다. 돔 천장에 "자랑스런 민주당 국민과 함께 미래로!" "2007 민주당 전국 대의원대회"가 새겨진 대형현수막을 설치하고 천장을 빙 둘러 "정권창출의 힘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당!" "해낸다 정권창출! 만들자 희망한국" "따뜻한 생활정치 민생을 책임지는 민주당!" 등 각종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부착해 놓기도 하였다.
 
  전당대회 개회 시간인 오후 2시가 되면서 전당대회장은 전국에서 모여든 대의원들로 입추에 여지가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 참패로 군소정당으로 몰락한 이후 일찍이 보지 못했던 장관이었다. 식전행사로 사물놀이 풍물패 공연이 마무리 되어갈 무렵인 오후 2시 30분경 참석 대의원이 6500여명이 넘어 성원이 되자 유종필대변인과 여자 아나운서의 공동 사회로 제 5차 전국대의원대회 개회를 선포하였다.
 
  이어 김충조 전당대회의장이 등단하여 노무현 정권의 배신과 패륜,국정실패를 격렬히 성토하는 개회사로 박수를 받았다 김충조 전당대회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민주당기가 입장하자 전 대의원이 기립하여 장내가 떠나갈듯한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민주영령과 제주 4,3 사태 영령에 대한 묵념은 모든이들의 가슴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단상앞에는 김홍일,김민석 전의원등 민주당 전 현직 국회의원과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열린당 송영길 사무총장, 열린당 김성곤 국회국방위원장,국민중심당 신국환 공동대표, 한나라당 황우여 사무총장 등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참석 내빈들에 대한 소개가 끝나자 신낙균 대표 직무대행이 "민주당을 국민의 희망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요지의 대회사를 한데이어 김효석 원내 대표가 한미 FTA 체결과 관련하여 한미 FTA 체결에 반대한다는 당의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피해대책 미흡시 통합신당모임, 민노당, 국민중심당과 함께 청문회,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전 국민과 함께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선언하였다.
 
  김효석 원내대표의 한미FTA 입장발표가 끝난  2시 55분경 배기운 사무총장이 당무보고 및 경과 보고를 한데 이어 오후 3시 안건 처리에 들어가 신임 전당대회의장에 조한천 전 의원,부의장에 정철기 전 의원과 김송자 의원을 선출하였다. 신임 전당대회의장이 된 조한천 의장이 김충조 전 의장으로부터 사회봉을 넘겨받아 "민주당의 부활, 우뚝설 수 있는 그날이 다가온다"는 신임인사를 하고 강령정책 개정안과 당헌 개정안, 전당대회 권한중 일부를 중앙위원회에 넘기는 위임안을 상정 처리하였다.
 
   의사일정 처리후 당대표 선출안건이 상정되자 김종인 선거관리위원장이 대표경선을 선언하고 정재택 부위원장이 경과 보고를 한 후 오후 3시 30분부터 각 후보가 12분씩  심재권, 김경재, 김영환, 장상, 박상천 후보순으로 1시간에 걸쳐 정견 발표를 하였다.
가장 먼저 등단한 심재권 후보는 "하늘이 민주당에게 민주세력을 대표하고 뭉치라며 기회를 주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구시대적 지도부가 아닌 개혁적, 혁신적인 참신한 지도부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용기있게 살아온 자신을 대표로 뽑아주면 "민주당 중심 교섭단체 구성, 독자대선 후보를 내새워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기염을 토하여 박수를 받았다. 작은 거인의 탁월한 연설솜씨와 사자후가 돋보였다.
 
  이어 등단한 김경재 후보는 대의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특유의 응답을 이끌어내는 연설로 37년 민주당 한길을 걸어온 정치역정, 햇볕정책 존중,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여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경재후보는 특히 김홍업씨 공천과 관련하여 김홍업과 민주당이 같이살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명예를 살리기 위한 자신의 충정과 조기 대선후보 선출을 통한 정권교체를 역설하고 모두가 승리하는 축제의 전당대회가 되도록 하자고 호소하여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
 
 세번째로 등단한 김영환 후보는 안산의 장동건, 주윤발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광주항쟁의 주역인 자신을 민주당을 지키고 살리기 위해 7월까지 완전 국민경선으로 대선후보 선출등 세가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자신을 주몽으로 만들어 주길 호소하고 충청출신, 중국요리집 주방장 출신 아들, 노력과 의지의 김영환을 호남의 아들로 받아들여 준다면 대선에 출마하여 반드시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선언하여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김영환 후보에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장상 후보는 지방선거, 재보선 승리를 통해 전국정당 기틀을 마련한 자신을 소개하고 난파선이 아닌 이순신 장군의 12척 함선과 같은 구명선 민주당을 단결과 단합을 통한 당력강화, 당대당 통합이 아닌 민주당 중심 대통합, 민주적 당 운영으로 민주당을 신뢰받는 새로운 정당으로 만들어 대선과 총선에서 역전드라마를 만들겠으니 자신을 대표로 뽑아달라고 호소하여 대의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장상 후보는 대표가 되면 김경재, 김영환후보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하여 눈길을 끌기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등단한 박상천 후보 또한 열린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강력히 반대하고 당체제 정비, 당 정상화, 민주화 그리고 민주당 중심 강력한 중도정당 건설을 바탕으로 한  정계개편, 당선 가능한 대선후보를 선출하여 정권을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박상천후보가 정견발표를 하는 도중 갑자기 좌우 스탠드에 앉아있던 대의원들이 투표장으로 대거 몰려 내려오면서 소란이 일어 박후보의 연설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박상천 후보의 연설을 방해하려는 특정후보측의 계획된 도발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짙었지만 사회자나 선관위는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다섯명 출마후보의 정견발표가 끝나자마자 투표에 들어갔다. 이후 6시 20분까지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전남 신안출신 인기 트로트 가수인 최유나씨가 출연하여 자신의 히트곡으로 장내를 즐겁게 해주었다.투표가 끝나 개표가 진행될때는 4인조 여성 전자보컬팀이 연주와 노래로 무료함을 달래주기도 하였다.
 
   각 후보측 참관인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표가 진행되는동안 각 후보 진영은 손에 땀을쥐고 개표결과를 기다렸다. 드디어 저녁 7시 20분경 김종인 선거관리위원장이 개표 종료를 선언하자마자 곧장 박상천 후보의 승리를 발표하자 박상천 후보 진영은 장내가 떠나갈듯이 박상천을 연호하면서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개표결과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된 박상천 후보가 전체 투표자 5118명중 42.3%인 2164표를 얻어 37.7%인 1924표를 득표하여 2위를 한 장상후보를 239표차로 따돌리고 박빙 승리를 하였다. 3위는 김영환 후보가 10.3%인 536표,김경재 후보가 7.5%인 376표로 4위, 심재권 후보는 2.5% 126표를 얻어 5위를 하였다.투표 결과는 투표전 실시된 여론조사 및 언론의 전망과 거의 일치하였다.
 
  박상천 후보의 승리가 확정되자, 경선에 출마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렸던 다른 후보들은 경선 결과에 승복하고 당대표로 선출된 박상천 신임 대표에게 축하를 보낸후 서로서로 손을 맞잡고 단상 앞으로 나가 대의원과 당원들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 함으로써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페어플레이를 통해 새롭게 선출된 당지도부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다짐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수 없었다.
 
  이러한 민주적 선의의 경쟁, 화합과 단결된 모습을 보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통합의 민주당,희망의 민주당, 저력의 민주당, 신뢰받는 민주당으로써 지난날의 영광을 뛰어 넘는 대안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축제의 드라마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새사령탑으로 정치일선에 복귀한 박상천 대표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먼저 당원들의 노고와 경쟁후보들의 선전에 감사를 표하였다.이어 "고난과 어려운 길을 가게 되었지만 당대표로써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화합과 단결을 강조하였다.또 당 재정비,민주적 운영도 약속하였다.
 
  통합에 대해선 중도세력을 규합하여 민주당 중심으로 강력한 중도 정당을 만들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다짐하였다.아울러 열린우리당과 지지도 높은 후보로 대선후보 단일화를 하여 민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 쾌거를 이뤄내겠다고 선언하였다. 나아가 2008년 총선에서 호남은 물론 수도권,중부권에서도 많은 당선자를 내어 민주당을 기필코 양대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상천 대표 당선 소감후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낭독과 신중식 부대표의 만세삼창, 신임대표 꽃다발 증정을 끝으로 오후 7시 40경 민주당 제5차 전당대회는 박상천 대표 당선으로 한화갑 사당화에 종지부를 찍는 쾌거를 이루어 내고 축제의 막을 내렸다.  
 
 김환태/뉴민주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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