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아직도 한화갑 그늘에서 놀고있나?

'민주 -열린 합당' 발언 등 2선 퇴진 후 정치적 행보에 유감

정인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07/01/15 [13:21]

민주당은 아직도 한화갑 그늘에서 놀고있나?

'민주 -열린 합당' 발언 등 2선 퇴진 후 정치적 행보에 유감

정인대 칼럼니스트 | 입력 : 2007/01/15 [13:21]
 
▲ 지난 12일 신안, 무안을 방문한 한화갑 전 대표 
지난해 12월22일 대법원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퇴임후 처음으로 지난 12일 자신의 지역구였던 전남 무안과 신안군을 찾았다.

이자리에서 한화갑 전 대표는 "민주당은 뿌리가 같고 뜻을 같이한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창당을 이루어야 한다"고 정치적 발언을 했다.

민주당의 대표로 재임하는 기간에도 일관성 없는 언행으로 세인의 비판을 받아왔던 한 전 대표가 대법원의 확정 판결로 인해 의원직 박탈과 당 대표직 사임이라는 수모를 참회하면서 근신하고 자숙해야 하는 이 시점에 경거망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 일부 의원 중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를 선호하고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당을 떠나야 한다"면서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대세보다는 대의를 쫓아야 한다. 대세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대의를 쫓아가는 것이 정치인으로서는 후회 하지 않고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과연 자신이 대의를 쫓았던 정치인으로 국민의 기억에 남는다고 생각하는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 하겠다.

한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개헌에 대해 "개헌은 필요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개헌을 들고 나온 것은 맞지 않고 또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아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발언의 의미는 대통령의 직접 개헌 제안보다는 열린우리당을 통하면 받을 수 있다는 표현으로 간주되면서 자신의 특별사면을 의식하는 아부성 발언으로 치부되어 비굴함마저 보이고 있다.

그는 또 "가장 깨끗한 정치인으로 자부해 왔지만, 결국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 것을 부끄럽게 생각 한다"며 "여러분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자신이 과연 가장 깨끗한 정치인으로 자부하였다고 한다면 5·31 지방선거에서 유전공천, 무전낙천 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면서 결국에는 민주당 조재환 사무총장의 구속사건이 발생한 것은 무엇으로 해명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한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를 시작, 여당과 야당 대표를 역임 하는 등 DJ이후 호남 최고 정치인으로 기록 될 것이고,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 다시 걸을 것이다"고 말했다. 참으로 가증스러운 발언이라 하겠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민주당의 간섭을 배제하라는 극언까지 했으며 새천년민주당을 자신의 사당인 민주당으로 변경하면서 김 전 대통령과 갈라섰던 기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 상실이 결국 정치인으로서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됐다"며 "다만 현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라의 현실에 눈을 감고 수수방관하지 않겠다"고 한 전 대표는 말했다. 이 말의 참뜻은 자신의 처지에 현실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없으나 정치성 발언은 하겠다는 의지로서 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창당을 해야 한다고 발언하는 것은 이러한 의미를 둔 내용이라 할 것이다.

한 전 대표는 대표 재임시 열린당 염동연 의원과 회동, 그리고 정대철 고문과의 만남을 통해 비밀스러운 과정을 밟아왔던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한나라당과의 공조와 연대를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을 위해 열린당 실세들과 모종의 흥정을 했지만 결국 자신의 대법원 판결로 무위로 끝났다. 지금도 자신은 참여정부의 특별사면을 의식한 정치성 발언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

대표직 퇴임후 자신의 지역구 였던 무안, 신안을 방문한 한 전 대표의 숨은 속내는 과연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민주당 대표 시절 자신의 지역구인 무안 신안에서 치뤄진 5·31 지방선거 및 재보선 결과 자신이 공천한 민주당 출신 인사는 낙선했기 때문이다. 이제 4월이면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을 예정이다. 아마 한 전 대표의 후임으로 자신의 영향권 밖에 있는 훌륭한 인사의 당선이 신경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가오는 재보선에 대해 한 전 대표는 "국회의원 당락은 민주당원들에게 달려 있다. 후보가 공정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기할 수 있지만, 후보가 확정되고 나면 그 후보가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은 민주당 인사가 후보로 나서면 지난 재보선이나 지방선거의 결과에서 낙선된 것과 달리 민주당을 반드시 찍어서 당선시켜야 한다는 내용으로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창당을 해야 한다는 발언을 순식간에 뒤엎는 논리의 모순을 비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은 전라도 지지를 받고 있다. 지역당이라는 말도 있지만 모든 당은 지역당으로 출발해 전국적 지지를 얻으면 전국정당이 된다. 민주당이 없어지면 호남정당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신제가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던 것은 어느 누구의 잘못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임을 한 대표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지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함이 오히려 큰 문제라 하겠다.

아직도 민주당을 자신의 사당으로 존속시키기 위해 호남을 팔며, 지역정당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의 그릇으로는 자질이 부족하다고 하겠다. 민주당을 살리기 위한 의지보다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만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민주당을 이용했던 전형적인 정치꾼의 모습을 우리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한 전 대표는 이제 민주당에서의 정치를 그만 접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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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촌놈 2007/01/15 [19:56] 수정 | 삭제
  • 그렇다.
    일정부분 그가 민주당을 위해 본의가 아니더라도 기여한 부분은 있지만,
    그러나 긍정적인 부분보다 부정적인 결과을 더욱 많이 남긴 정치인이다.
    그야말로 자숙하고 자숙해야한다.
    노기를 버려야 한다.
    자기가 민주당의 맹주처럼 착각하는 어리석음은 버려야 한다.
    진정 민주당의 앞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그런 생각 그런 행동을 해야할 때다.
    망상에 이끌려 분별없는 행동을 버리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명예로운 퇴장을 위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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