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갑, 노 대통령 발언 적극 옹호나서

"대통령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중립지킬 이유없다"

정도원 | 기사입력 2007/02/10 [11:59]

한화갑, 노 대통령 발언 적극 옹호나서

"대통령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선거에서 중립지킬 이유없다"

정도원 | 입력 : 2007/02/10 [11:59]

노무현 대통령이 9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만나 "대통령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선거에서)정치적 중립을 지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발언을 한화갑 전 대표가 적극 옹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유로 정치적 중립 훼손을 주요 이유로 제기한 바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은 17대 총선에서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 된다"는 발언으로 민주당을 자극한 바 있다.

 

한화갑 전 대표는 9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내일>(진행 : 명지대 신 율 교수, FM 98.1, PM 7:05-9:00)에 출연해 "대통령은 현행법상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돼 있다"면서도 "미국처럼 (대통령이) 선거운동까지 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서 현행 법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는 현행법상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돼 있지만, 미국과 같이 대통령이 선거운동까지 할수 있도록 현행 법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특히 사면 복권 대상에 자신이 빠져 있는 것과 관련해서 "나도 기대를 했고, 개인적으로 대통령에게 직접 사면복권을 시켜달라는 편지도 보냈다"며 아쉬움을 표시하면서도 "언젠가는 해주실 걸로 믿는다"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다음은 한 전 대표의 방송 인터뷰 내용이다.

 

▶ 진행 : 신율 (명지대 교수/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

 

- 이번 사면복권 대상자에서 한화갑 전 대표가 빠진 이유는 뭘까?

 

결정한 분들이 이번에는 내 차례가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다. 나도 기대를 했고, 개인적으로 대통령에게 직접 사면복권을 시켜달라는 편지도 보냈다. 간접적으로는 대통령께서도 상당히 고심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

 

- 이번 사면복권 대상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정부에서는 '경제에 올인하기 위해 화합 차원'이라고 발표했다. 아무래도 경제인들이 이런 권리 회복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은 된다고 본다. 그리고 어느 정권에서나 항상 사면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었다.

 

- 이번 사면복권 대상자 중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문병욱 썬앤그룹 회장이나 박연차 태광그룹 회장 등은 빠져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은 상당히 포함돼있는데.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 측에 전하는 화해의 제스처일까?

 

내가 보기엔 좀 늦은 감이 있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은 다 됐다는데 나는 안 되지 않았나.

 

- "한화갑 전 대표는 현역 정치인이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제외됐다"는 분석이 있는데?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권노갑 실장이나 박지원 실장은 늦은 감이 있다. 왜냐면 대북 송금 관련자들은 다 사면복권이 돼서 몇 년 전에 끝난 일이 됐는데, 박지원 실장만 지금까지 그 문제로 옥살이를 했다. 권노갑 고문도 현대에서 돈 받았다고 해서 문제가 됐는데, 똑같은 죄명으로 박지원 실장은 무죄가 됐고 권노갑 고문은 유죄가 된 것이다. 권노갑 고문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김수한 추기경에게 "도대체 하느님이 있습니까? 하느님이 있으면 왜 이걸 판단 못합니까?"라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80세 가까운 고령이신데, 이번에 사면된 것은 나도 환영한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해서 특별히 봐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봐주려면 진작 봐줬지, 이렇게 여러 해 끌어서 봐줄 리가 없다.

 

- "한화갑 전 대표가 사면될 경우 현역 정치인이기 때문에 올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과거엔 내가 기소돼서 재판받고 있었기 때문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공격적인 언사도 썼다. 재판 때문에 내가 약해지고 아부한다는 평을 들으면 나는 민주당을 끌고 갈 수가 없다. 그러나 이젠 재판도 끝났고, 노무현 대통령은 내년 2월이면 물러날 대통령이다. 그리고 금년이 선거의 해이기 때문에 공격하는 대상은 노무현 대통령이 아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정당끼리 싸우는 정국이 된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 고려를 해서 나에 대해 사면복권을 거부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러나 내가 간접적으로 듣기로는 여권 내에서도 내 문제를 가지고 대통령께 진언 드린 분도 있지만 내가 추진금도 한 푼 못 냈고,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그랬다고 전해 들었다. 언젠가는 해주실 걸로 믿는다.

 

-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형 집행정지만 됐고 특별복권은 안 됐는데, 이는 정치활동 재개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일까?

 

앞으로 복권시켜줄 것 같다. 그래야 형평에 맞는 것이다. 그리고 내 경우도 추징금 10억을 다 낼 수가 없다. 그런데 내가 당 대표 경선에 나갔을 땐 '노무현 대통령이 영남 분이니까 호남 사람이 대표가 돼야 한다'면서 나를 추대해서 자기들이 돈 걷어서 당선시켜준 것이다. 그 돈이 나를 위해 사용됐다고 했는데, 나는 그 사람들이 돈을 거둔 줄도 몰랐고 쓴 줄도 몰랐다. 자기들이 돈 걷어서 썼는데 내가 수혜자라고 나에게 미는 건 심히 부당하지만 법도 현실이니까 내가 승복해야 할뿐이다. 나는 돈 달라고 말해본 적 없고, 나를 추대해주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운동해주고 돈 대준 사람들은 이미 다 사면복권 됐다. 하지만 어쨌든 정치인으로서 돈 문제 때문에 재판받은 데 대해서 국민에게 한없이 죄송하고 부끄럽다.

 

- 오늘 노무현 대통령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없고, 그렇게 천명하는 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다만 선거운동은 안 하고 있고, 앞으로도 안 할 것이고, 당적 문제에 관계없이 선거는 공정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그건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그렇게 얘기했으면 지킬 것이다. 나는 개헌 자체는 찬성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주장한 원포인트 개헌은 임기 연장하자는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개헌은 정부통령제나 내각책임제로 하되, 정부통령제 같으면 연임하게 해서 개헌해야 한다. 그래서 지역 화합도 되고, 국민 화합도 된다. 그래서 개헌을 주장했던 것이다.

 

- "대통령이 정치인이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없다"는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은 현행법상 정치적 중립을 지키게 돼있다. 그런데 미국식 민주주의에 비하면 우리는 그런 것이 불공정하다. 과거에 대통령이 여당 총재를 했는데 선거운동은 못한 것이다. 이제 국민이 정당이나 인물을 통해 정권을 결정할 능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걸 터줘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그러한 발언이 현재의 법체계 속에서 타당하다는 게 아니라 우리 법체계를 그렇게 풀자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처럼 여당 총재면 대통령이니까 선거운동 할 수 있게끔 할 필요가 있다.

 

-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공법·정치학회 회장단과 가진 오찬에서 "정치 엘리트들이 침묵의 카르텔로 개헌논의를 다 덮어버린다. 정치 엘리트들을 국민에게 고발한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대통령 생각을 얘기한 것이고, 국민이 받아서 해석하는 것도 비판적이든 찬성이든 국민 자유다.

 

- 열린우리당 탈당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보나?

 

좋은 현상은 아니다. 그 사람들은 민주당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권력을 쫓아갔다. 그랬다가 노무현 대통령 지지가 떨어지니까 또 떨어져 나온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정치의 전통을 세우며, 국민 지지를 바랄 수 있겠나. 따라서 이런 것은 이번을 계기로 국민이 정리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야 어떻게 정당이 뿌리를 내리고, 국민이 정치하는 사람을 믿고 표를 줄 수 있겠나.

 

- 민주당은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들과 합쳐선 안 된다?

 

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가 불리하다고 해서 탈출하고 유리하다고 해서 쫓아간 적이 없다. 불리해도 내가 할 일이라면 했고, 유리해도 버릴 것 같으면 버렸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과 취향도 안 맞고, 이해할 수도 없다. 권력을 쫓아다니는 사람은 또 다시 다른 권력을 쫓아가게 돼있다.

 

- 당 사수파가 명분이 있다?

 

지금은 그 사람들이 책임감이 있는 것이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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