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만 기다리는 민주당 사람들 <1><네티즌 펀치- 민주당의 비극> “ 한 대표 대법원 공판 아직 멀었소?”2004년 1월 어느 날 여의도 민주당사 마당에 4백여명의 민주당원들이 모였다.
한화갑 의원을 체포하러 온 검찰의 당사 진입을 막기 위해 민주당원들이 겹겹이 당사 입구를 봉쇄하고 검찰 성토대회가 열렸다. 검찰이 형평성을 무시하고 한 대표만을 표적수사하고 있다는 민주당원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결국 검찰은 민주당원들의 한 대표 지키기에 굴복해 극심한 몸싸움 끝에 철수 했다. 그날 밤 민주당을 지지하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젊은 당원들이 당사에서 '한 대표 지키기 철야'에 돌입했다. 언제 검찰이 다시 한 대표를 잡으러 올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당원들이 똘똘 뭉쳐 한 대표와 긴 밤을 보냈다. 그 후로부터 2년 10개월이 지난 지금, 당시의 한 대표 사건은 대법원 최종 판결만을 남겨 놓고 있다. 만약 대법원이 고등법원의 선고를 그대로 인정할 경우 한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할 뿐 만 아니라 당원의 자격도 정지된다. 지난 2월 서울 고법에서 한 대표 사건 결심 공판이 있던 날, 전국 각지에서 단체버스로 올라온 당원들이 서울 서초동 법원 앞에 직결해 한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한 법원을 규탄했다. ‘검찰은 죽었다’는 만장과 상여까지 동원해 한 대표를 응원했다. 사법부의 한 대표에 대한 유죄선고는 민주당 죽이기라고 규정했다. 대법원의 마지막 판결을 남겨놓은 채 시간이 흘러 전남도지사와 광주시장을 당선시킨 5.31지방선거가 지나고, 서울 성북에서 조순형 전 대표를 국회로 보내는데 성공한 7.26재보선과 민주당 텃밭이라는 신안과 화순에서 민주당 군수 후보가 줄줄이 낙선한 10.26 재보선이 지나갔다. 그리고 지금 정계개편 논의가 한창인 정치권 한 편에서 한화갑 대표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민주당 사람들이 많다. 만나는 사람들 마다 “한 대표 공판일은 언제여?” “왜 이렇게 늦어지는 거여?” “대법원이 봐주는 거 아녀?” “금년은 안 넘겨야 할 텐데” "한 대표가 빨리 물러나야 민주당이 제대로 뭔가 할 수 있을 텐데,,," 검찰 체포조에 맞서 한화갑 대표를 지키던 당원들의 2004년 추운 겨울 날 '한 대표사랑'은 당 안팎 어디에서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 민심이 변한 것일까? 당심이 변한 것일까? 민주당 12명 현역의원 중에도 한 대표가 이제 그만 당대표 자리에서 물러나줘야 한다는 입장을 가진 분들이 상당수다. 현역 의원 뿐 만 아니다. 한 대표 때문에 민주당이 민주당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전직 의원들도 상당수다. 여기서 상당수란 절대 다수를 의미한다. 전현직 의원 절대다수가 대법원 핀결을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이 한화갑 대표의 비극이자 민주당의 비극이다. 검찰의 주장대로 한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할 만큼 법을 어겼다 손 치더라도 한솥밥 먹고 있는 당원들은 물론이고 미운정 고운정 다 함께 나눈 전현직 의원들 조차도 대법원이 한 대표에 대해 의원직 상실형을 하루빨리 확정해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이 현실이 민주당의 비극이자 숨길수 없는 개인 한화갑의 비극이라는 것이다. 왜 이같은 비극이 만들어 지고 있는가? 민주당은 2004년 4.15총선이후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거대 정당이 17대 총선에서 초미니 정당으로 전락하면서 민주당은 사실상 한화갑 개인당으로 변모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민주당이 사실상 비상시국을 맞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같은 비상시국이 장기화 되면서 급기야는 민주당은 한 대표 개인당이라는 비난을 받아왔고, 크고 작은 선거 때마다 공천잡음이 이어져 왔다. 중앙당 사무처에는 한 대표에게 찍히면 모두 당사를 떠나야 한다는 루머가 점점 늘어났고 당 안팎에서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 대표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당운영을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한 대표는 흔들림없는 '마이웨이'를 걸었다. 민주당의 체질개선을 바라는 당원들은 한 대표가 당 대표를 그만 둬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그 유일한 방법은 대법원에 의해 한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민주당의 운명을 대법원에 판결에 맡겨놓고 있는 비극적인 형국이다. 대법원 판결만이 한 대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 10.26 제보선에서 한 대표 지역구인 신안군수 선거에서 한 대표가 공천한 민주당 후보가 낙선된 것 역시 지역민들의 한 대표에 대한 반란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이 한 대표에게 반기를 들고 집단 탈당했는가 하면 무소속연대를 결성해 민주당 후보를 견제하기에 나섰다. 5.31 선거에 이어 두번째다. 한 대표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면 실시될 '신안 무안'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에 출마할 인사들의 움직임이 벌써 부터 나타나고, 한 대표가 밀어주는 후보는 반드시 낙선될 것이란 풍분이 파다하다.왜 이런 민심이 만들어 지고 있을까? 지난 5.31 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의 유일한 텃밭이라는 전북지역에서 민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크게 선전한 정균환 전 민주당 원내총무는 최근 한 대표와 일전불사를 선언한 상태다. 한 대표가 전북도당 책임자를 지역 의견을 무시하고 맘대로 임명해 버린 것에 대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 한 대표 전횡에 대한 속앓이가 전북지역에서 집단 반발로 만만치 않게불거질 조짐이다. 이것 또한 민주당의 비극이자 한화갑 대표의 비극인 셈이다. 민주당의 비극과 한화갑의 비극은 정계개편을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미니 정당을 운영하는데 당원들과 원내의원들로 부터도 인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어찌 민주당이 정계개편을 주도할 수 있단 말인가, 50년 전통의 민주 정당을 1인독주 체제로 운영한다는 비판을 외부도 아닌 내부로 부터, 그것도 출신지역구로부터 받으면서 어찌 노무현 정권을 비판할 수 있단 말인가, 지역구 주민들로 부터 냉대 받으면서 어찌 대권을 꿈꿀 수 있겠는가? 사법부가 아무리 한 대표 개인에게 냉혹한 판결을 내리더라도 이를 안타까워해주는 당원들이 많아야 한다. 사법부에 의해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당원들의 가슴에 영원히 한화갑 의원, 민주당의 한화갑 대표로 각인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더 이상 민주당의 비극과 한화갑의 비극은 연장돼서는 안된다. 한 대표의 대법원 공판일만을 손 꼽아 기다리는 민주당 의원들이 단 한명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 대표의 '작전' 변경이 불가피하다.한 대표의 '창조적 변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 대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민주당의 원내교섭 단체 구성이 아니다.물론 대권 후보되기 분위기 조성도 아니다. 대법원 판결만을 소리없이 기다리는 당원들의 마음과 여의도 당사주변 포장마차에서 한 대표를 안주삼아 소주잔을 비우는 민주당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창조적 변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4년 1월 말, 검찰체포조의 당사 진입을 막아냈던 당원들의 바램을 들어보라는 것이다. 대법원이 한 대표를 부르는 날 민주당원들이,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대법원 앞으로 우르르 달려가 한화갑을 목 터져라 연호하게 하라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길지 않는 시간에 민주당의 비극과 한화갑의 비극을 끝낼 수 있어야 한다. <본 칼럼은 '뉴민주닷컴'에만 게재합니다> <저작권자 ⓒ 뉴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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