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과 손학규 지지율에 명운 달려

여권 통합, 조순형 지지율 10%대 진입시 제3신당에 큰 위협

김상호 | 기사입력 2007/07/25 [17:34]

조순형과 손학규 지지율에 명운 달려

여권 통합, 조순형 지지율 10%대 진입시 제3신당에 큰 위협

김상호 | 입력 : 2007/07/25 [17:34]
 
▲ 대선출마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조순형 
  
성북을 선거 때, 10%대 지지율로 시작하여 대역전극

통합민주당 박상천 공동대표가 지난 일요일, 사실 상의 민주당 마이웨이를 선언하기 직전, 조순형 의원의 출마의지를 확인했었다. 조순형 의원은 잡탕식 대통합이 아닌 통합민주당만의 경선을 한다는 조건으로 출마를 약속해주었다. 즉 박대표의 마이웨이는 조순형이라는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현재 제3지대 신당은 86명 정도의 의원으로 출항을 예정이다. 반면 통합민주당은 8월 5일까지 원내 의원 8석의 초미니정당으로 전락한다. 더구나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등 호남의 하부조직이 통째로 제3 신당으로 넘어가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분당을 넘어 붕괴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대표 측은 조순형의 지지율에 희망을 걸고 있다. 만약 조순형 의원이 26일 출마선언을 한 뒤, 5%대의 지지율을 유지하며,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다음 4위를 지켜주면, 상황은 바뀔 공산이 크다.

이에 조순형 의원이 10%대를 넘어 손학규 전 지사를 따돌리고 범여권 후보 지지율 1위자리를 꿰찬다면, 오히려 제3지대 신당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

조순형 의원 측은 출마결심을 할 때,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사에 지지율 자문을 구했다는 후문이 있다. 지금까지는 출마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여론조사에서 제외되었었다. 가끔 가다 대상에 포함되더라도, 1%대의 지지율에 그쳤다.

그러나, 조순형 의원 측은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출마선언을 하면, 조순형 의원 자체의 인지도만 갖고도 충분히 5%는 나올 수 있다고 자신한다. 더구나 누가 봐도 열린우리당의 색깔 바꾸기에 불과한 제3신당에 참여하지 않고, 원칙과 소신으로 통합민주당을 지켜나간다면, 부동층 표 5%를 더해 10%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특히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 이외에, 보수성향의 중간지대 유권자들의 지지 쏠림현상도 기대한다. 특히 진보언론의 도움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조선, 중앙, 동아, 문화 등 보수언론의 자발적인 지원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벌써부터 문화와 헤럴드경제가 단독인터뷰 지면을 할애해주었고, 동아는 <조순형의 길과 김한길의 길>이라는 사설칼럼까지 지원했다. 한 보수신문사의 정치부 기자는 "전략적으로 조순형을 띄운다기 보다는 이토록 혼탁한 정치판에서 조순형과 같은 정치인은 정치부 기자로서 누구든 호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우호적 보도를 시사했다.

보수언론의 지원이 계속된다면, 이명박 박근혜 간의 이전투구에 염증이 난 보수성향 유권자들이 일시적으로나마 조순형 의원 쪽으로 손을 들어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실례로 지난 성북을 선거에서 조순형 의원은 10%대의 지지율로 시작했지만, 중도성향 유권자들의 집중적인 지원으로 단숨에 40% 후반대의 득표율로 한나라당 후보에 압승하기도 했다.

또한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와 달리, 진보언론과, 진보적 지식인의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는 것도 조순형 의원측으로서는 기대해볼만한 대목이다. 한겨레 측이 제3신당 띄우기에 나섰지만, 열린우리당 창당 때와는 달리 정치개혁이라는 명분조차 없기 때문에, 노골적으로 민주당 죽이기를 하기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손학규, 신당 합류로 지지율 변화 예고

조순형과 맞설 상대는 범여권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손학규 전 지사이다. 손 전 지사는 5%대부터 1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해찬, 정동영 등이 2%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손후보는 노무현 정권의 국정책임에서 자유롭다. 이 점이 지지율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손후보의 지지율에는 거품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손후보가 한나라당을 탈당한 뒤,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행보를 보였기에 이 정도의 지지율도 가능했다는 말이다. 오히려 99% 열린우리당 의원들로 구성된 제3신당에 몸을 담는 순간, 국정실패 책임론이 대두되며, 정동영, 이해찬 수준으로 지지율이 떨어질 거란 전망도 높다.

특히, 8월 5일 이후, 사실 상의 제3신당의 대권레이스가 펼쳐지면, 천정배, 김두관 등 친노 인사들로부터,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집중공격 받게 된다. 지지율이 떨어지면 떨어지지 올라갈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 물론 오히려 손후보가 제3신당의 완전히 장악하여, 초기에 승세를 굳힌다면, 일찌감치 한나라당 후보와의 일대일 구도를 형성하며, 게임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다른 의견도 있다.

만약 손후보의 지지율이 15% 이상 올라가면서 조순형과의 지지율을 크게 벌린다면, 통합민주당도 자연스럽게 제3신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반면 손후보의 지지율이 정체 혹은 하락하는 상황에서 조순형 의원의 지지율이 10%대를 치고 올라갔을 때는, 대선을 위해 급조된 제3신당이 분열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이래저래, 범여권의 구도는 조순형과 손학규, 두 인물의 지지율에 명운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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