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형 열풍의 언론표정, 보수 환영, 진보 "딴지"

<분석>인터넷여론,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글 넘쳐나

변희재 | 기사입력 2007/07/31 [11:59]

조순형 열풍의 언론표정, 보수 환영, 진보 "딴지"

<분석>인터넷여론, 이례적으로 우호적인 글 넘쳐나

변희재 | 입력 : 2007/07/31 [11:59]
대선후보 범람시대 군계일학

  한국 정가에 조순형 열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범여권 후보 지지도에서 손학규 후보의 뒤를 이어 정동영과 각축을 벌이는 통계자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여론조사는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그보다는 지난 7월 26일 성북을 보궐선거에 당선 뒤 꼭 1년 만에 조순형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뒤의, 여론 흐름이다.
조순형 의원은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당의 언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최대 위기에서, 자신의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지지자들의 강권에 의해 출마를 하게 된 상황 자체가 드라마틱하다. 소위 급도 안 되면서, 일단 대선출마나 하고보자는 여타의 범여권 후보와는 출마의 동기 자체가 달랐다.
출마선언한지 1주일도 채 안 돼, 각종 여론조사에서 2-3위를 달리고 있다. 이 역시 고만고만한 범여권 후보군 중에서는 군계일학이다. 언론의 보도 태도는 대부분 우호적이다. 정권을 연정하기 위해, 탈당, 창당, 합당, 탈당 등을 반복하는 철새 정치인 범람 시대에, 묵묵히 한 당을 지켜가겠다는 자세는 언론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각 인터넷언론의 기사 게시판에는 조순형의 지지글이 넘쳐난다. 주로 원칙과 품격 등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찬사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한나라당의 이명박, 박근혜의 난타전에 실증나고, 우후죽순 튀어나오는 이름도 모르고 당도 모르는 여권 후보들 내에서 존재 자체로 차별화가 되고 있다. 최근 나온 대선후보 중 네티즌들에 이토록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낸 후보는 없었다.
  보수언론 우호적 보도, 진보언론 딴지걸기
언론의 표정도 다양하다. 조선, 중앙, 동아, 문화 등 이른바 보수 언론들은 조순형 의원에 매우 우호적인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동아는 <김한길의 길과 조순형의 길>이라는 사설로, 출마선언하기 전부터 지원사격을 한 뒤, 오늘자에는 <미스터 다크호스>라는 새로운 닉네임을 지어주기도 했다. 중앙일보도 김두우 논설위원의 칼럼으로 김근태와 비교하여, 조순형의 원칙을 높이 평가했다. 각 스트레이트 기사와 분석기사의 방향 역시 비슷하다.
반면 한겨레, 오마이뉴스, 미디어오늘, 데일리서프라이즈 등 진보언론의 태도는 적대적이다. 물론 적대적이라 하더라도, 무작정 조순형 후보를 비판하지는 못한다. 아직까지는 수많은 철새정치인들 사이에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지닌 후보의 흠결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순형 후보의 실수라도 나오는 날에는 진보언론의 융단폭격을 각오해야할 듯하다. 현재까지 진보언론의 조순형 공격 유형은 보수언론이 띄워주고 있다는 데에 머물고 있다. 친노 매체비평 매체 미디어오늘이 아마도 이런 유형의 공격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늘자 오마이뉴스의 김종배는 조순형은 처음부터 대통령이 될 의지도 없고 자격도 없는 투로 폄하했다. 그런데 그 근거가 재미있다. 조순형이 탄핵을 주도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참여매체라는 오마이뉴스의 정치전문기자라면, 한번 인터넷 댓글을 검토해볼필요가 있지 않을까.
  조순형의 지지여론은 조순형이 탄핵을 한 뒤, 그 명분과 원칙을 지키고 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회유와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것 때문에 대통령이 어렵다고 보는 사람은 오마이뉴스, 한겨레, 미디어오늘 등 이른바 친노진보매체밖에 없지 않을까? 조순형 열풍은 그간 진보와 민주를 외쳐왔던 언론들이 실상, 권력 유지를 위해서라면, 원칙이나 명분도 모두 내던지며, 권력 줄서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분위기로는 조순형 열풍이 더 강하게 불 가능성이 높다. 특별히 치고올라갈 상대 주자도 없고, 친노진보언론의 딴지 이외에는 언론 상황도 매우 좋다. 보수언론이 범여권의 분열을 고착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순형을 띄운다 하더라도, 아예 가치가 없는 사람을 띄우는 건 불가능하다. 친노 진보매체가 그토록 한명숙 등을 띄워봐야 지지율 1% 대에 머물고 있지 않은가.
  조순형 열풍 지속 안 되도, 정치적 의미 커
물론, 조순형 후보가 손학규 후보의 지지율을 넘나드는 수준으로 올라간다면, 검증의 수위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조순형 후보가 범여권 후보가 되기에는 사상적으로 너무 우편향적인 약점도 있다. 지도자가 되기에 자신의 원칙을 고집하여 포용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뼈아프다.
  그러나, 조순형이나 통합민주당 입장에서는 그건 그 다음의 걱정이다. 일단 조순형이 띄고 나면, 김영환, 이인제 등 다른 민주당의 후보들 역시 간접적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그리고 조순형과 비교하여, 잡탕에 지분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제3신당의 권위도 추락시킬 수 있다. 대선 전에 선거가 없지만, 조순형의 지지도로 정치권의 이합집산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미리 내릴 수도 있다.
  설사 조순형이 지지도를 유지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조순형의 열풍 현상은 그래서 한국 정치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변희재 /빅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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