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전략은 대조영의 '유인전술'

초미니 정당 민주당이 덩치 큰 통합신당 먹는법

정도원 | 기사입력 2007/09/07 [20:26]

민주당의 전략은 대조영의 '유인전술'

초미니 정당 민주당이 덩치 큰 통합신당 먹는법

정도원 | 입력 : 2007/09/07 [20:26]
KBS에서 인기리에 방송되는 역사드라마 대조영을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대조영의 유인책이 그것이다. 소수의 대조영 군사는 당나라 대군을 상대할 때마다 유인책을 자주 쓴다. 대조영 군사들이 매복하고 당나라 대군을 골짜기로 유인해서 작살내는 병법이다. 유인책 중에는 당나라 성으로 가짜사신(전령)을 보내 당나라 군사들을 통째로 데리고 나오는 과감한 병법도 있다. 숫적으로 적은 대조영 군사들이 당나라 대군을 상대해서 이길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전술이다.

민주당과 민주당 조순형 후보의 대권전략은 한마디로 대조영의 유인책과 매우 흡사하다. 원내의석 9석, 국민여론지지도 5%의 초미니 정당인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대권에 출마하면서 덩치 큰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병법으로 풀자면 대조영의 유인책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조 후보가 덩치 큰 통합신당 후보로 친노 후보가 당선된다고 해도 후보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이나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후보단일화가 필연적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심지어는 후보단일화를 이룬 후에 통합하는 것도 검토해볼 수도 있다는 뉘앙스까지 슬슬 흘린다. 이번 선거는 한나라당 후보와 양자구도를 형성해야 그나마 한판 붙어불 수 있다는 것이 정설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단일하에 대한 희망 마저 없다면 민주당 앞날은 캄캄할 수 밖에 없다.

 
대통합신당 후보에서 탈락한 추미애 의원은 예비경선 탈락 직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만약 덩치 큰 통합신당이 당론으로 민주당 후보와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치고 나온다면 민주당 후보는 매우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유권자들이 사표방지 심리가 발동하면 소수정당 후보는 설 저리가 그만큼 좁아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통합신당도 민주당 후보와 막판에 후보단일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인 것이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참으로 다행스런 일인지도 모른다.

민주당 후보들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또는 무당파 유권자들에게 당을 보지 말고 후보 개인을 보라면서 국정실패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후보는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정리할 수 있다고 큰 소리 칠 수가 있다. 이것이 민주당의 전략이고 조순형, 이인제, 신국환, 김민석, 장상 등 민주당 후보들의 공통된 전략이다.

조순형 후보가 본격적인 당내 경선에 참여하면서 후보 이전 보다 통합신당이나 친노 후보들에게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조중동 등 보수언론은 조순형 후보의 성향이 민주당 내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에 가깝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나라당과의 연대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경향이 짙다. 한나라당 내에서도 조 후보에 대해 상당히 우호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조 후보가 통합신당이 아닌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한다면 조 후보의 득표는 상당히 어려움에 처할 수 밖에 없다. 당장 통합신당 후보들이 민주당 조순형 후보 지지하면 결국 한나라당과 연대 할 것이라고 떠들고 다닌다면 민주당으로서는 커다란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선거는 전략이다. 후보의 선거공약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전략이 더 중요하다. 민주당의 대선전략은 간단하다. 민주당 후보와 열린당 냄새가 물씬 풍기는 통합신당 후보 한 명을 놓고 막판에 국민여론조사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만이 민주당이 당세를 보존하면서 해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내경선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것 보다 먼저 통합신당 후보를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는 것이 급선무다.

만약 민주당 후보가 후보단일화 과정을 통해 국정실패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도로열린당 후보를 누르고 단일후보가 됐다고 과정해 보자.
민주당은 본선을 앞두고 통합신당 사람들이 민주당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반대로 민주당 후보가 통합신당 후보에게 단일화 과정에서 질 경우 민주당이 통합신당에 흡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정치판이 매우 불안전하기 때문에 사실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현 시점에서 민주당과 통합민주당은 각각 당내경선에 돌입한 상태다. 두 당은 한편으로 경쟁하면서 한 편으로는 후보 단일화를 해야할 단일화의 대상인 셈이다. 그러나 각 당이 당내경선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상대당을 자극해 감정이 극도로 나빠질 경우 단일화의 대상이 물 건너 갈 수도 있다.

만약 통합신당이 민주당을 고사시키기 위해 게속해서 민주당 사람 빼내가기 공작을 한다거나 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민주당 고사작전을 눈에 띄게 밀어부칠 경우 민주당은 통합신당을 후보단일화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서로를 죽여야 하는 적으로 간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두 당은 이제 각 당의 경선 시즌에서 선의의 경쟁자, 즉 라이벌 수준의 적당한 선을 유지해야 한다. 자칫 라이벌 수준을 넘어 적이 된다면 후보단일화는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조순형 후보가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면서 친노후보가 통합신당 후보로 선출된다고 해도 단일화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유연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선거전략적으로 유인책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흔히 말하는 범여권 지지자들에게 "조순형 후보의 성향은 한나라당과 가깝다"는 평가를 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조순형이 이상하게 부드러워 지는 것은 그 만큼 자신감과 욕심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先進정치 남북通一,  뉴민주닷컴 http://newminjo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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