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그냥 그대로 봉하에 남아야

<네티즌 칼럼> 노무현과 민주당의 바람직한 관계 연구

임충섭 | 기사입력 2008/09/06 [15:31]

노 대통령은 그냥 그대로 봉하에 남아야

<네티즌 칼럼> 노무현과 민주당의 바람직한 관계 연구

임충섭 | 입력 : 2008/09/06 [15:31]
 
 
 
지난 8월 31일에 노무현이 민주당 경남도당 전진대회에 참석하여 격려사를 남겼다고 한다.비교되는 두가지 케이스가 있다.

첫째, 지난 8월 23일에 열린우리당 창준위가 봉하마을 앞에 플랭카드를 걸자 노무현이 <저게 뭐냐.>고 했고, 비서관이 즉각 떼어버렸다.
 
둘째, 같은 날 봉하마을에 방문한 시민광장 회원 60명의 행사에는 노무현이 참여했고, 잔디밭 주변에는 현수막이 쳐져 있었다.
 
이 케이스는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노무현의 아이들이 많거나, 노무현의 아이들이 뿔뿔히 흩어져 있거나.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노무현이 봉하마을에 그냥 있어주는 것은 민주당에게는 이익이라는 점이다.
 
호남당 민주당은 그간 경남 등 영남에서 표를 흡수해줄 <지남철(자석)>이 없어서 고민이었는데, 노무현이 경남에 포지션을 박아두면 영남사람들이 적어도 노무현의 얼굴을 보고 민주당을 찍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노무현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어왔지만 퇴임한 지금에 이르러서는, 결과적으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세웠던 것이 전혀 손해나는 장사는 아니었다고 하겠다. 적진을 파고들기 위해 적진 출신 인사를 아군이 중용하는 것은 흔해빠진 용병술이다.
 
물론, 이것은 민주당에게는 <양날의 칼>이기도 하다. 노무현덕에 영남 진출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측면도 있지만, 노무현 세력이 영남에서 세력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자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영남에서 노무현 세력이 한나라당 표를 잠식해주는 것만으로도 노무현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이다.
 
보다 쉽게 말하면, <영남 현지화 전략>에 따라, <영남출신들>로 하여금 <영남 고유의 정서>에 따라 <영남>에서 반 한나라당 전선을 형성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말이다.
노무현과 유시민이 소백산맥을 넘어오지 않고 오직 <영남>에서만 놀아준다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이다.
 
오히려, 어차피 영남권은 버리는 카드였는데, 민주당 색이 강한 노무현세력이 먹어주면 오히려 고마운 노릇이다.
 
물론, 한나라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은 영남세력이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으로 포섭될 여지는 있다. <한나라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다.>라는 정체성을 가진 노무현 세력은 존재론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진보신당과 민노당이 영남의 노무현 세력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소위 <전직 대통령 세력>에 대한 거부감, 당성의 차이, 그리고 본질적으로 보수파인 노무현 세력에 대한 진보정당들의 이질감이 그 이유다.
 
결국, 노무현은 영남에 포진한 <민주당의 위성>으로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민주당의 사실상 <영남권 총 책임자>란 말이다.
 
남은 문제는 민주당의 비민주성, 비개혁성이다.
현재 민주당은 20년 전의 김대중 정당으로 회귀하고 있다. 아마도, 수세기에 몰린 자로서 <외도입해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소의 인원으로 농성전 혹은 전격전을 벌이려고 하다보니, 20년전에 DJ가 사용했던 정당 시스템으로 회귀한 것 같다.
 
사실, 독재 정권에 맞서려면 조직을 독재적으로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아니, 전시상황에서 조직은 독재적으로 구성될 수 밖에 없다. 다수 지도체제나 권력분점은 신속한 상황판단, 신속한 작전 수행, 그리고 일사불란한 대응에 맞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20년 전의 독재시절이 아니다. 아무리 이명박이 독재정권을 모방하고 있지만, 지금의 이명박은 박정희나 전두환처럼 철권을 휘두를 수 없다. 기껏해야 노태우나 김영삼 정도다. 경찰력을 동원하지만 국민들에게 씹히는 정권 말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20년 전의 정당구조로 회귀한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라도, 열린우리당에서 실험적으로 행하려다가 포기한 당원당권주의나 상향식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우려 때문에 그런 식으로 간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런 경우라면, 당원들에 의한 당내 투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노무현과 민주당의 관계. 정리하면 이렇다.
민주당의 문제는 민주당 내부에서 알아서 할 것이다. 당내 민주주의나 당내 세력교체는 때가 되면 민주당 내부에서 자동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노무현의 경우, 민주당에 굳이 들어올(갈) 필요는 없다. 민주당도 굳이 노무현과 유시민등의 복당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 노무현은 비당원으로서 그냥 봉하마을에서 앞으로 20년간 장수해주면 족하다.
 
노무현이 그렇게만 해주면, 도대체 신뢰감이 없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유시민 세력들도 자동적으로 민주당에게 표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여담인데, 한반도의 지도를 호랑이에 비유하면 노무현의 고향인 봉하마을은 호랑이의 고환(낭심)이라고 봐도 될 듯 하다. 노무현의 고향이 한나라당의 급소를 꽉 잡아주는 명당 중에 명당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민주당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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